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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런던] 어떡해, 김온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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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김온아가 스페인전에서 부상당한 뒤 들것에 실려나가고 있다. [런던 AP=연합뉴스]

“진 것보다 더 뼈아프다.”

 여자 핸드볼 대표팀(세계랭킹 8위)이 28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코퍼 복스에서 열린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스페인(16위)을 31-27로 가볍게 꺾었다. 한 번의 역전도 없이 경기 내내 4~5점 차의 리드를 잡은 완벽한 승리다. 하지만 강재원(48)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줄곧 고개를 떨궜다. 승장의 모습은 없었다.

 대표팀 에이스 김온아(24·인천광역시체육회)가 부상을 입어서다. 김온아는 스페인전 경기 종료 1분5초여를 남겨 두고 상대 선수와 부딪쳐 들것에 실려 나갔다. 진단 결과 왼쪽 무릎 근육이 찢어진 것으로 판명 났다. 현재는 근육 봉합을 마친 상태다. 당초 알려진 십자인대 파열은 아니지만 대표팀 관계자는 남은 경기 출장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표팀은 일단 김온아의 상태를 지켜본 뒤 대체 선수(P카드) 발탁을 고려 중이다.

 김온아의 부상으로 노르웨이(5위)·덴마크(6위)·프랑스(11위) 등 유럽 강호와의 경기를 앞둔 대표팀에는 비상이 걸렸다. 센터백을 맡고 있는 김온아는 넓은 시야와 빠른 판단력, 뛰어난 1대1 돌파 능력을 지닌 대표팀 에이스다. 강재원 감독은 이날 경기 도중 작전 시간 때 “무조건 (김)온아를 봐라. 온아에게 패스하라”고 다른 선수들에게 지시했을 정도다. 강 감독은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모든 전략과 전술을 김온아에게 맞춰 구상했다.

 김온아의 공백은 정지해(삼척시청)와 이은비(부산시설공단)가 메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들은 큰 경기 경험이 적어 김온아의 빈자리를 얼마나 대체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런던=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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