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공룡’ 페이스북·아마존 2분기 성적 ‘F’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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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미국의 대표적인 정보기술(IT) 업체인 페이스북과 아마존이 ‘F학점’ 성적표를 받았다.

 26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은 올 2분기에 1억5700만 달러(180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11억8000만 달러(약 1조30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2%, 이용자 역시 9억5500만 명으로 29% 늘었지만 마케팅 비용이 3억9200만 달러(약 4400억원)로 4배 이상 늘면서 올 5월 기업공개(IPO) 후 첫 실적 발표에서 적자를 낸 것이다. 현재 페이스북 주가는 26.84달러로, 공모가에서 29% 하락한 상태다.

월가에서는 “온라인 광고로 돈을 벌어들이는 구글이나 아이폰·아이패드 판매에서 30%가 넘는 이익을 거두는 애플과는 달리 이렇다 할 수익모델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분석했다.

 특히 급성장하고 있는 모바일 시장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데이비드 에버스먼 페이스북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사용자가 증가하는 만큼 광고 수익이 늘지 않는 것은 모바일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로버트W베어드의 분석가 콜린 서배스천은 “페이스북이 어떤 미래 비전도 내놓지 못한 것에 투자자들이 실망했다”고 말했다. 신문이나 방송처럼 광고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매체도 아니고, 직접 제품을 만들어 팔아 돈을 버는 것도 아닌 어정쩡한 위치에 있다는 것이다.

 같은 날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아마존 역시 순익이 700만 달러(약 80억원)로 지난해(1억9100만 달러)의 25분의 1로 줄었다. 매출은 128억3000만 달러(약 14조60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늘었지만, 2년째 ‘매출 성장, 순익 악화’ 추세가 이어진 것이다. 아마존은 온라인 사업 강화를 위해 물류센터를 10여 개 늘리고, 태블릿PC ‘킨들 파이어’ 시리즈를 개발하며 새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아마존 측은 “공격적인 투자로 당장 이익은 떨어졌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익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3분기에는 실적이 더 나빠져 5000만~3억5000만 달러의 적자를 볼 전망이다.

 한편 국내 대기업들은 양호한 성적표를 내놨다. 삼성전자는 27일 매출 47조6000억원, 영업이익 6조7200억원의 2분기 실적을 확정 발표했다. 스마트폰 판매가 5000만 대를 넘으며 통신 부문에서만 4조19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반도체·디스플레이·가전에서도 각각 1조원 안팎의 이익을 냈다. 기아자동차 역시 매출 12조5509억원, 영업이익 1조2191억원의 2분기 실적을 내놨다. 이 회사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9.6%로, BMW(12.8%)·현대차(11.4%)에 이어 세계 3위권이다.

심서현·이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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