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패장을 내보낼 건가” 문재인 “팀 전체 손해 볼 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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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대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민주통합당 예비후보 경선 영남지역 합동연설회가 26일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정세균·김영환·김두관·김정길·박준영·문재인·조경태·손학규 후보가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 대한 ‘비문(非文) 후보’들의 공격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2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김두관 후보는 “문재인 후보는 낙동강 전투에서 지고도 실패를 인정하지 않았다. 실패를 인정하지 않는 패장을 내보내서 어떻게 이길 수 있단 말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문 후보가 현재 당내 지지율 1등이지만 안철수(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등장으로 지지율이 10%대로 내려앉았다. 이제 후보를 바꿔야 한다”고 했다.

 김 후보 측은 연설회 전 “문 후보가 민주당의 후보가 되는 경선은 아무런 이변이 없기 때문에 감동이 따르지 않고, 따라서 안철수에게 쉽게 승리를 헌납하게 된다. 편안하게 지는 길”이라는 보도자료를 배포하기도 했다.

 전날인 25일 광주에서는 김영환 후보가 “특전사에게 광주 시민이 죽어갔다”며 특전사 경력의 문 후보를 맹공했었다. 마치 ‘1대 7 태그 매치’를 하듯 비문 후보들이 지역특성을 이용해 문 고문을 공격하는 양상이다.

 합동연설회 전까지 대응을 자제하던 문 후보는 “후보끼리 깎아내리는 승부가 아니라 이길 수 있는 대표주자를 중심으로 나중에 한 팀이 될 수 있는 경쟁이 돼야 한다”며 “대표주자를 끌어내리려다 팀 전체가 손해 보는 경선이 누구에게 좋은 일인가”라고 했다.

 문 후보 캠프 측은 김두관 후보의 공격에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백원우 전 의원은 김두관 후보가 문 후보에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책임을 물은 데 대해 “전형적인 기회주의”라며 “스스로 ‘리틀 노무현’이라고 하면서 어떻게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을 끌어들여 경선에 이용할 수 있느냐”고 했다. 또 다른 캠프 관계자는 “지지율뿐만 아니라 인지도조차 오르지 않는 비문 후보들이 자신의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 공격하고 있는데, 그럴수록 문 후보의 가치만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관 후보 측 민병두 의원은 “공격이 격해지는 게 아니라 메시지가 명료해지는 것”이라며 “문 후보가 총선에서 부산 승리를 이뤄냈다면 안철수 원장도 정치 참여를 하지 않았을 거라고 (안 원장이) 그러지 않았는가. 문 후보는 그 한계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얘기를 한 것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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