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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아파트에서 나가달라" 생활고 비관한 30대 결국…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앵커]

영구 임대아파트에서 쫓겨나게 된 30대 남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사회안전망의 사각지대에서 끝내 삶을 포기한 한 남자의 안타까운 사연,

부산총국 구석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부산의 한 영구 임대아파트에서 37살 박 모 씨가 숨진채 발견됐습니다.

안방에 연탄불을 피워 스스로 목숨을 끊은지 엿새만입니다.

[이웃 주민 : 대학까지 나온 사람이 왜 그랬을까?]

박 씨는 관리사무소로부터 집을 비워달라는 통보를 받은 뒤 괴로워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집세 4백만 원을 내지 못할 정도로 생활형편은 어려웠습니다.

숨진 박 씨는 3년전 병든 어머니를 여의면서 비극을 맞기 시작했습니다.

어머니처럼 기초생활수급자가 아니어서 거주자격을 박탈당하게 된 겁니다.

[이웃 주민 : 같이 살다가 부모가 없다 해서 자식 보고 방을 비우라고 하면… 그러니까 그 젊은 사람이 완전히 미쳐버리지.]

영구 임대아파트는 기초생활수급자나 장애인, 한부모가족 등이 세대주일 때 거주할 수 있습니다.

만일 해당 세대주가 숨지게 되면 가족들은 길거리로 나앉게 됩니다.

[문수창/토지주택공사 부산울산본부 부장 : 제한을 하지 않은 경우에 자식에서 부모로 바로 상속이 되거나 명의 변경이 되면 기다리는 수요자들에게 피해가 가게 돼 있습니다.]

영구 임대아파트 주민들은 주거불안을 호소하며 개선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영구임대아파트 주민 : 저 같은 경우도 만약에 우리 아저씨가 안 계시면 어떻게 해야 됩니까? 아직 자녀도 출가 안 했고….]

한해 평균 전국에서 사망하는 영구 임대아파트 계약자는 2천여 명.

이들의 남은 가족들은 집에서 쫓겨나 사회안전망의 사각지대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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