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처럼 어려웠던 적 없었다 리스크 대처 타이밍 놓치지 말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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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지금처럼 금융과 실물, 선진·신흥 경제권이 동시에 어려웠던 적은 별로 없었다.”

 허창수(64·사진) GS그룹 회장이 18일 서울 역삼동 GS타워에서 열린 3분기 임원 모임에서 현재의 경제상황을 ‘최악’이라고 진단했다. 보통 한쪽이 어려워지면 다른 한쪽에서 실타래가 풀려 보완해 주던 예전 위기 상황과 달리, 현 상황은 총체적 위기라는 것이다. 허 회장은 “앞으로 이 국면을 누가 잘 극복해 내는가에 따라 큰 운명이 갈릴 것”이라며 “긴장의 끈을 다잡아야 한다”고 임원들에게 요구했다. 이날 허 회장의 목소리는 예전의 임원 모임에 비해 훨씬 엄숙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임원들에게 현 경제위기의 실체를 정확하게 인지하라는 일종의 경고가 들어 있었다는 설명이다.

 허 회장은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한 반응 속도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전략과 시나리오를 미리 준비해야 하고, 무엇보다도 수립된 전략을 과감하게 실행에 옮겨야 한다”며 ‘반응속도’를 강조했다. 반응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교육과 훈련을 거론했다. 그는 “최고 경영층이 나서서 실효성 있고 현장감 넘치는 교육과정을 주도적으로 준비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위기(리스크) 관리에 대한 당부 역시 빼놓지 않았다. 허 회장은 임직원에게 타이밍을 놓치지 말 것과 리스크 관리 업무를 전담하는 독립적인 부서를 만들 것 등을 당부했다.

허 회장은 “리스크 대처에 타이밍을 놓치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게 된다”면서 “타이밍을 놓치는 주된 이유는 과거의 생각과 관행을 극복하지 못하기 때문이고, 자꾸만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이유도 이런 점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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