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MLB] 현지서 바라본 메이저리그

중앙일보

입력

프로야구의 계절이 성큼 다가왔다. 지난 겨울은 선수협 문제로 구단과 선수들간의 줄다리기가 있었는데 그 상처가 얼마나 치유되고 2001년 시즌을 맞는지 팬의 한 사람으로서 궁금하다.

미국으로 떠나온 지 2년 정도가 흘러 한국프로야구가 얼마나 변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2년 전의 모습과 리포터가 살고 있는 샌디에고 파드리스 구단과 비교하면 우리가 배울 점이 있을 것 같다. 경기내용보다는 구단과 KBO의 입장에서 살펴 보았다.

첫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구단의 버스 광고가 인상적이다. 시즌이 시작되기 약 한 달 전부터 유명선수나 마스코트를 내세워 시내버스 내외부에 광고를 시작해 야구붐을 조성한다. 이는 지역 연고제를 시행하는 우리나라에서도 적용할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대중교통의 이용을 유도하는 측면에서 구단과 시내버스가 합의하여 경기가 있는 당일은 전용노선을 신설하고 입장권을 가지고 승차할 때에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제도도 특이하다. 물론 대중 교통의 체계와 지역특성이 우리나라와는 다르겠지만 구단의 노력만 있다면 충분히 가능하리라고 본다.

둘째, 경기를 관람할 때 특이한 점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좌석의 위치별로 입장료가 다르다는 점이다. 약 10여 종류의 다른 입장료가 있는데 위치별로 관중이 집중적으로 배치되는 효과가 있다. 우리나라도 안내요원의 적절한 관리가 뒤따르면 적용하기 어려운 것이 아니라 본다.

다른 하나는 오늘의 관중을 선정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부산 사직과 서울 잠실구장 등 대형 화면이 설치된 구장에서 가능하리라 본다. 즉, 매회가 끝나면 폐쇄회로를 통해서 열광하는 관중을 화면에 비추어 오늘의 관중 후보들을 알린다. 7회가 끝나면 관중들의 박수로 오늘의 관중을 선정하고 경품을 추첨하는데 이 또한 우리나라의 9회가 끝나고 추첨하는 것과는 다르다. 7회에 추첨함으로써 일찍 퇴장하는 관중이 있기는 하겠지만 퇴장 관중의 분산을 유도함으로써 교통체증을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셋째, 지난 1월에는 라스베가스 구장에서 메이저리그 홈런 토너먼트 경기가 개최된 적이 있었다. 시즌이 시작되기 전 프로야구 홍보와 관심을 끌기 위한 경기라 볼 수 있다.

내로라 하는 각 팀의 장타자들이 홈런 레이스를 펼쳤다. 토너먼트 방식을 적용했기 때문에 그 동안 홈런을 많이 쳤던 선수가 유리하지는 않았다. 이틀간 열린 이 친선 경기를 보면서 사소한 것이지만 우리나라 프로야구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올스타 경기 중 잠시 보여주는 그런 방식이 아닌 새로운 방식을 팬들은 원하고 있을 것이다.

국내 프로야구가 침체되어 있다고 들었다. 관중이 경기장을 찾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는 구장과 구단의 서비스 그리고 선수들의 프로의식에 그 이유가 있다.

지금 우리 관중의 프로야구에 대한 의식은 메이저리그나 일본 프로야구의 영향으로 한껏 성숙해져 있다. 관중들은 변화를 원하고 있다. 지금같은 서비스로는 관중을 경기장으로 불러들이기 힘들다. 작은 것에서 변화를 추구하는 프로야구를 기대해 본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