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불안으로 외국인주식자금 `관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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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외국인자금 이탈 징후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달들어 증가세를 보이던 거주자외화예금도 지난 이틀간 크게 줄었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달들어 지난 20일까지 외국인자금은 19억달러가 들어오고 21억달러가 유출돼 2억달러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지난 1월 순유입이 21억7천만달러, 2월 순유입이 6억5천만달러에 달했던 것에 비하면 외국인자금의 이탈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외국인자금은 지난해 10월 4억2천만달러의 순유출을 기록한 이후 그동안 지속적으로 유입이 유출보다 많았었다.

하지만 최근 미국 주식시장의 폭락 등 대외여건 악화를 감안하면 이 정도 유출은 큰 의미가 없다고 한은 관계자는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 증권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외국인자금은 핫머니성 자금이라기 보다는 장기투자 성격이 짙다면서 최근 환율오름세가 오히려 외국인자금의 이탈을 막는 제동장치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환율이 오르는 상황에서 외국인이 시장을 이탈할 경우 주가와 환율 양쪽에서 모두 손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환율상승이 한계점에 이를 경우 국내 주식시장의 저가메리트가 부각돼 큰 호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외국인들은 현재 환율흐름를 주시하며 투자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외국인들은 지난 21일까지 증권거래소시장에서 1천787억원을 순매도하고 코스닥시장에서 7억원을 순매수해 모두 1천780억원의 순매도실적을 보였다.

한은은 올들어 외국인의 전체 순매수 실적 2조9천억원에 비교하면 이달중 순매도 규모는 미미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기업들이 대외결제자금 비축용도로 활용하고 있는 거주자외화예금도 지난 19일 105억8천만달러까지 증가했다가 20일 104억4천만달러, 21일 100억5천만달러로 줄었다. 1월말 잔액은 113억달러, 2월말은 103억2천만달러였다.

한은 관계자는 환율에 대한 불안심리가 크지 않으며 결제수요 등 수급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다.(서울=연합뉴스) 진병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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