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하나뿐인 지구〉'신이 내린 재앙 광우병'

중앙일보

입력

EBS의 환경다큐멘터리 프로그램〈하나뿐인 지구〉는 오는 31일 오후 6시 50분 '신이 내린 재앙 광우병'을 통해 유럽에서 시작돼 전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광우병을 집중 조명한다.

광우병은 변형된 프리온 단백질에 의해 4~5세의 소에게서 발병하는 전염성 뇌질환. 이 병에 걸린 소고기를 섭취한 인간 역시 뇌조직이 변형되면서 그 기능이 마비될 수 있다. 이 병이 전유럽을 휩쓸기 시작한 지난 해 10월 이후 영국에서 88명, 프랑스에서 3명, 아일랜드에서 1명이 광우병으로 죽었거나 죽음을 기다리고 있다.

광우병은 초식동물인 소에게 스크래피병에 걸린 양고기가 들어간 동물성 사료를먹이면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래서 광우병은 인간이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면서 생겨난 '신이 내린 재앙'으로 일컬어지기도 한다.

잠복기가 최고 20년까지 되기 때문에 아직 정확한 연구결과나 백신이 없어 사람들의 두려움은 더욱 커져가고있는 형편.

우리나라 또한 광우병으로부터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것이 드러나고 있다. 정부는 97년 이후 광우병의 원산지인 영국산 소고기를 수입하지 않았으며, 소에게 사료용 육골분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농촌진흥청이 지난 99년부터 동물성 사료가 포함된 음식물 찌꺼기를 소에게 먹인 사실이 지난 2월 밝혀졌던 것. 이음식물 찌꺼기가 광우병과 관련이 있는지의 여부는 아직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중이다.

한편, 뼈와 고기가 아닌 소의 다른 부위를 원료로 하는 제품에 대해서도 예비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있다. 유럽산 유제품은 물론 소를 원료로 한 화장품도 상처난 피부를 통해 광우병을 전염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

제작진은 이러한 사실들을 상세하게 취재하면서 우리나라가 광우병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또한 광우병의 경로를 차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에게 동물성 사료를 먹일 수 밖에 없는 대량생산체제에 대한 근본적인반성이 필요하다고 역설하기도 한다.

이 프로그램을 연출한 장민수PD는 "광우병은 인간이 자신의 필요대로 환경을 변형시켜온 결과 생겨난 질병"이라며 "인간의 편의만을 고려하는 기존의 환경정책에심각한 반성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승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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