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호영 독주회 30일 예술의전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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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새로운 시작, 하루에 비유하자면 아침이다.

그렇다면 봄날의 아침은 얼마나 신선할까. 25세의 짧은 생을 봄꽃처럼 살다간 릴리 불랑제(1893~1918)의 교향시 '봄날의 아침' 이 국내 무대에 처음 소개된다.

서울시향 수석주자.코리안심포니 악장.비르투오조 4중주단 리더를 지낸 바이올리니스트 피호영(41.성신여대 교수.사진)의 독주회.

주제는 '봄' 이다. 피씨는 오는 30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피아니스트 임종필(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와의 듀오로 베토벤의 바이올린소나타 '봄' 과 함께 비발디의 바이올린 협주곡 '사계' 중 '봄' 을 마우리지오 카멜리의 편곡으로 들려준다.

또 스트라빈스키의 '이탈리아 모음곡' , 차이코프스키의 '왈츠 스케르초' 등 봄날처럼 온화한 분위기의 작품을 곁들인다.

가장 눈길을 끄는 프로그램은 릴리 불랑제의 '봄날의 아침' (1918년). 이 작품은 활기에 넘치고 유쾌한 봄날의 아침 분위기를 묘사한 곡으로 원래 관현악곡이지만 바이올린(또는 플루트)과 피아노의 2중주를 위해 작곡자가 직접 편곡한 악보도 널리 연주되고 있다.

번스타인.코플랜드의 스승으로 유명한 나디아 불랑제(1887~1979)의 동생인 릴리는 칸타타 '파우스트와 헬레나' 로 여성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프랑스 최고의 작곡상인 로마대상을 수상한 작곡가다.

비발디의 '봄' 이 새소리를 삽입하는 등 봄날 풍경을 구체적으로 묘사했다면, 불랑제의 작품은 예민한 감수성으로 듣는 이의 시적 상상력을 자극한다.

피호영씨는 올해 활동영역을 넓혀, 울산시향(4월 11일).제주시향(5월 3일).강남심포니(5월13일).강릉시향(6월 20일).포항시향(9월6일).서울시향(9월 28일)과 바흐.모차르트.멘델스존.브루흐.브람스 등으로 꾸미는 협주곡 무대에 나선다.

또 11월 16일 대구 문예회관에서 오페라 아리아 편곡만을 엮은 리사이틀 '오페라 디바' 를 연다. 02-3473-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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