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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정두언 … 검찰 “소환할 만한 부분 있어 소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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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5일 오전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게 된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 2007~2008년 수차례에 걸쳐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1억원에 가까운 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정 의원은 공교롭게도 지난해 6~8월 가동된 국회 저축은행 국정조사특위 위원장을 맡았었다. 사진은 당시 특위 회의실에서의 모습. [오종택 기자]

‘넘어야 할 큰 산’이라고 표현한 이상득(77) 전 새누리당 의원을 소환조사한 검찰은 정두언(55) 새누리당 의원을 5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불러 조사한다.

 대검 중수부 산하 저축은행비리 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은 정 의원의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검찰은 “2007~2008년 수차례에 걸쳐 1억원 조금 못 미치는 돈을 정 의원 측에 전달했다”는 임석(50·구속기소)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의 진술과 함께 실제 돈이 건네진 정황도 상당부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소환할 만한 부분이 있어서 소환했다”고 잘라 말했다. “언론에 보도된 것만 가지고 조사했다면 소환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검찰이 관심을 갖는 대목은 또 있다. 정 의원이 이 전 의원과 임 회장을 연결시켜 줬다는 시기다. 정 의원은 임 회장에게서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기자들에게 ‘2007년 경선 전 지인의 소개로 만났던 임 회장이 경선 후에 찾아와서 이 전 의원을 소개시켜 준 것이 저와 솔로몬저축은행 사건과 관계된 모든 것”이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2007년 말 임 회장이 ‘돈을 좀 어떻게 하겠다’고 해서 이 전 의원에게 보냈다”고도 해명했다. 두 사람을 만나게 해준 시기가 대선을 전후한 시기라는 걸 확인해 준 셈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임 회장이 이 전 의원에게 대선과 관련한 보험성 정치자금을 전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검찰은 이미 임 전 회장이 이 전 의원에게 돈을 전달할 때 정 의원도 동석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이 전 의원에게 적용되는 혐의(특가법상 알선수재 및 정치자금법 위반)를 함께 물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검찰은 최소한 정 의원에게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정 의원의 경우 의혹을 받고 있는 금액은 크지 않으나 돈의 성격, 전달 경로 등이 일반적인 불법 정치자금 수수와 달라 사전구속영장 청구도 검토해볼 수 있다”고 전했다. 정치자금 부정수수죄는 청탁 여부와 반복성, 유착관계에 따라 구속영장 청구 기준이 달라진다. 2억원 이상이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게 일반적이다. 돈을 받은 시기가 2007년 말에서 2008년 초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에 일부 자금에 대한 공소시효(5년)가 6개월도 남지 않은 상태다.

 이에 대해 정 의원 측은 “2008년 ‘배달사고’가 난 3000만원 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날 정 의원은 변호인들과 함께 소환조사에 대비했다. 정 의원 측 변호인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검찰이 정황상 오해할 만한 부분이 상당히 있는 게 사실이지만 돈 거래가 없었다. MB(이명박)캠프 시절 (임 회장을) 이 전 의원에게 소개해준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저축은행 국정조사 위원장 맡아=정두언 의원은 이명박 정부의 풍운아로 불린다. 2007년 대선 때 이명박 후보를 도와 정권창출의 1등 공신 역할을 했음에도 막상 2008년 정부 출범 뒤에는 권력투쟁에서 밀렸다. 대통령의 형 이상득 전 의원과 충돌했고, 그 여파로 국무총리실의 사찰 대상이 된 뒤로는 ‘권력 사유화’를 폭로하며 대립각을 세워왔다.

 그런 까닭에 그는 현 정권의 실세들에게 비판적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왕차관’으로 불린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파이시티 인허가 로비 사건으로 구속된 직후 “4년 전부터 일종의 112 신고를 했고, 여러 차례 경고를 하고 언질을 줬는데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5월 8일 라디오 인터뷰)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그는 지난해 6~8월 가동된 국회 저축은행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서는 위원장을 맡았었다. 그는 “모든 의혹을 철저히 해소하고 부실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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