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복제인간… SF가 현실로

중앙일보

입력

1백세 초고령을 넘어서 인류는 불로장생의 꿈도 이룰 것인가.

대표적 사례는 냉동 인간이다. 신장암으로 시한부 인생을 살던 미국의 심리학자 베드퍼드 박사가 시조다. 1967년 73세의 나이로 미래에 암 치료법이 나올 때까지 영하 1백96도의 질소탱크 속에 들어가기를 자청했다.

애리조나의 냉동인간 회사인 알코어(http://www.alcor.org) 등 미국에서만 네곳에서 이같은 목적으로 이미 70여구의 냉동인간을 보관하고 있다.

영구적으로 12만달러(약 1억5천만원) 나 되는 보관료를 내야 하지만 수백여명의 불치병 환자들이 줄을 서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인간을 대상으로 한 해동은 아직 시도된 적이 없다. 또 해동에 성공한다 해도 기억회로에 해당하는 신경세포의 연결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차병원 여성의학연구소 정형민 박사는 "정자와 수정란에 이어 이제 겨우 난자를 냉동상태에서 녹여 소생시키는 기술이 가능해진 정도" 라고 말했다. 인체는 10조개 이상의 세포로 이뤄져 있는데 이를 모두 정상 기능을 유지하는 상태로 녹이는 기술은 현재로선 요원하다는 것.

불로장생을 꿈꾸는 또 다른 시도는 인간 복제다. 이론적으로 혈액이나 구강점막.모근세포 등의 유전자를 이용해 자신과 똑같은 개체를 복제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평생 축적된 기억 등 정신마저 복제할 수 있느냐는 것. 유물론을 지지하는 학자들은 인간의 정신마저 물질로 해석할 수 있다고 본다.

유전 정보를 담은 DNA의 이중나선 구조를 규명해 노벨상을 수상한 미국의 왓슨 박사는 "인간의 정신 등 우주공간에 존재하는 모든 자연현상은 결국 원자와 분자로 설명이 가능해질 것" 이라고 밝혀 화제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법적.윤리적 문제와는 별도로 불로장생을 향해 과학이 펼치는 미래는 이처럼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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