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홈페이지 개편논란

중앙일보

입력

한나라당이 당(http://www.hannara.or.kr)과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공식 홈페이지(http://www.leehc.com) 운영방식을 놓고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홈페이지를 완전개방식으로 운영하다보니 여론수렴 등을 위해 개설해놓은 게시판과 토론공간에서 익명성을 악용한 욕설과 근거없는 비방 등이 난무, 현안에 대한제대로 된 토론이나 민심파악이 사실상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에따라 한나라당은 게시판 등에 글을 올리는데 실명을 확인하는 절차나 민주당처럼 회원 등록을 거치는 방안도 신중히 검토중이지만 이 경우 `불리한 여론''을막기위한 `언로차단''이라는 네티즌들의 비난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살제 한나라당과 이 총재 홈페이지에는 11일 이 총재를 `친일파''로 규정하며 비방하는 내용의 글이 잇따라 게재돼 글을 삭제하고, 진상조사에 나서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날 새벽부터 한나라당과 이 총재의 개인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이 총재가 최근모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교과서 왜곡을 문제삼는 것은 엄연한 주권국가의내정간섭''이라고 답했다는 출처 불명의 내용과 함께 `이 총재는 이완용의 후예'' 등비방성 글이 쇄도했다.

그러나 한나라당과 월간지측은 모두 인터뷰 사실을 부인했다. 한나라당 총재실은 "그 월간지와는 인터뷰조차 한 적 없다"고 했고, 월간지측도 "누군가가 우리 이름을 도용한 모양"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 총재는 이날 홈페이지 내용에 대한 보고를 받고는 "기가 막힌 얘기다.

있지도 않은 일을 만들어 내 퍼뜨린다"며 크게 불쾌해 했다고 측근들이 전했다.

한나라당은 이와관련, 지난달 발생한 지하철 민생탐방 연출논란과 총재 주변에대한 근거없는 악성루머에 이은 이번 홈페이지 소동을 이 총재를 흠집내기 위한 특정세력의 `음해공작''의 일환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양휘부(梁輝夫) 총재 언론특보는 "홈페이지 사건도 이 총재를 음해하려는 목적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인터뷰 매체로 거론된 월간지측에서도 당 홈페이지를 통해사실무근임을 해명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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