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 2세들, 해외사업 팔 걷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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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산(http://www.poongsan.co.kr)의 류진(43)회장은 최근 한달에 절반 이상은 해외에 머물고 있다. 이달 말 태국 동판(銅版)공장을 가동하고 중국 상하이(上海) 동(銅)제품 가공센터를 열 준비를 하느라 출장 가방을 집에 놔 둘 겨를이 없다. 柳회장은 태국과 중국 등에 생산.판매 거점을 두고 미국 아이오와주 현지공장과 연결해 ''환태평양 생산기지'' 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그는 수출 공급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국내 온산공장을 증설하는 일에도 적극적이다. "장치산업은 투자를 게을리 하면 뒤처진다" 며 올해 5백억원을 들여 온산공장을 증설할 계획이다.

40대 중견기업 2세 경영인들이 해외사업에 팔을 걷어 부치고 있다. 경기침체로 내수가 줄어 들고 해외시장 상황이 불투명해지면서 해외업무를 직접 챙긴다. 해외법인을 늘리고 외국기업과 손잡아 시장을 넓히고 있으며 해외사업본부장을 직접 맡기도 한다.

삼보컴퓨터(http://www.trigem.co.kr)의 이홍순(41)대표이사 부회장은 최근 조직개편에서 해외사업본부장을 맡아 수출 일선을 직접 챙기고 있다.

李부회장은 해외 PC시장의 침체로 지난달 우리나라 컴퓨터 수출이 전년비 11.3% 감소함에 따라 미국.일본시장에 의존하던 수출전략을 바꿔 중국.유럽 지역으로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달부터 중국 선양(瀋陽) 현지공장에서 생산하는 컴퓨터를 중국시장에 선 보였고 유럽 컴퓨터 판매업체와 제휴해 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다. 지역별로 나눠 맡던 수출팀도 하나로 합쳤다.

삼보컴퓨터는 지난해 매출액(4조원)의 70%를 해외수출로 벌어 들이는 등 해외사업의 비중이 높은 회사이다.

삼화페인트(http://www.spi.co.kr)의 김장연(44)사장은 “페인트 내수시장은 포화상태다.밖으로 눈을 돌리지 않으면 회사가 성장할 수 없다”며 수출망 구축을 독려하고 있다.

金사장은 최근 일본 최대의 선박용 컨테이너 도료업체인 주고크마린페인트(中國塗料)와 손잡았다.내수시장에서 1위인 건축용 도료를 일본시장에 수출하는 거점을 마련했다.미국 페인트 유통업체인 파우더웨이와 미국내 판매대행 계약을 했고 동남아 국가와의 합작법인 설립도 추진 중이다.

그는 “국내시장에 안주하는 보수적 경영풍토를 바꿔야 한다”며 “2002년까지 수출액을 매출의 10%까지 끌어 올리자”고 임직원에게 강조한다.

삼화페인트는 부채비율이 70%에 지나지 않는 등 재무구조가 탄탄하지만 보수적 경영으로 최근 3년간 매출액이 연간 1천5백억원 안팎에 머물고 있다.

신도리코(http://www.sindo.co.kr)의 우석형(47) 대표이사 부회장은 프린터 수출전용 공장건설에 분주하다.경기도 안산에 1만평 규모로 건설 중인 이 공장은 상반기 완공해 7월부터 미국 렉스마크에 수출할 프린터를 생산한다.

신도리코는 지난해 말 미국 IBM에서 분사한 렉스마크와 2002년말까지 프린터 1백만대(3억달러 규모)를 수출하기로 계약했다.

禹사장은 최근 영국 제록스에 5천만달러 어치의 복사기 주변장치를 수출하기로 계약하는 등 수출 프로젝트에 매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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