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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는 교실을 식당으로 … 에어커튼 달아 벌레·먼지 막기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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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20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구의 성저초등학교 식당에서 1학년 담임 정진숙(45·왼쪽) 교사가 학생들과 점심을 먹고 있다. [김경희 기자]

전용 식당을 갖춘 학교는 상대적으로 학생들의 급식 만족도가 높다. 저출산으로 초·중·고교 학생 수가 줄어드는 추세인 만큼 학교에 생기는 유휴 공간을 식당으로 개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20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구의 성저초등학교 점심시간. 식판을 들고 친구들과 줄을 서서 기다리던 5학년 이서윤양은 “식당이 생겨 점심시간이 즐거워졌다”고 말했다. 성저초는 전체 800여 명의 학생이 두 팀으로 나눠 3, 4교시에 각각 400여 명씩 식사를 한다. 음식을 담은 학생들은 자기 반 푯말이 놓인 식탁으로 가 안쪽부터 차례로 앉았다. 교사들도 학생들과 함께 밥을 먹었다. 5학년 김은규군은 “작년엔 좁은 복도에서 식판을 들고 줄을 서 점심시간이 전쟁이었다”며 “이제는 깨끗한 식당에서 밥을 먹으니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성저초는 급식시설이 열악했다. 본관 지하의 창고를 개조해 만든 급식실은 환기가 잘 안 되고 늘 어두웠다. 전용 식당이 없어 점심시간 이후 교실과 복도 바닥은 음식 찌꺼기로 지저분했다. 이길복(61) 교장은 “교육청에 수시로 급식시설을 개선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예산을 따내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별관 1층의 쓰지 않는 4개 교실을 통합해 식당으로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지난해 3월 새로 취임한 고양교육지원청 안선엽 교육장이 학교 순시를 왔을 때 이 교장은 제일 먼저 급식실을 보여줬다. 그리고 교실을 통합해 식당으로 바꾸는 아이디어에 대해 설명했다. 이에 공감한 고양교육지원청은 지난 연말 급식환경개선금 6억2000만원을 지원했고 올 3월 식당과 급식실이 완공됐다. 오윤주(41) 영양교사는 “위생 관리가 수월해지니 급식의 질에 더 신경을 쓸 수 있게 됐다”며 “육류 대신 채소류를 많이 먹이려고 콩고기 같은 새로운 반찬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성시윤(팀장)·천인성·윤석만·이한길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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