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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달려가고 싶은 곳, 여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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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받으며 즐기는 크루즈 선상파티는 여수 밤 바다에서의 색다른 추억을 선물한다.

그 흔한 포장마차의 불빛도 여수에 있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버스커버스커가 노래하듯, 바닷가 주점 조명엔 알 수 없는 얘기가 실리고 그 곁을 지나는 바람엔 알 수 없는 향기가 걸리는 그 곳. 수 만 명이 찾는 엑스포 기간이었지만 여수를 감도는 지배적인 기운은 ‘고요함’이었다. 그야말로 ‘알 수 없는’ 동네인 여수. 그의 밤 그리고 그의 바다엔 뭔가 특별한 것이 있었다. 밤이 되면 더욱 아름다워지는 여수의 바닷가 풍경을 둘러봤다.

고소동 벽화 마을=여행 갔을 때, 관광 명소를 구경하는 것만큼이나 즐거운 일은 그 지역 주민들이 살고 있는 동네 골목길을 걷는 것이다. 골목 어귀에 나와 계신 할머니와 대화도 나누고, 동네 꼬마들이 뛰노는 모습을 바라볼 수 있다. 운이 좋다면 마을 사람들만 아는 풍광 좋은 장소를 안내 받을 수도 있는 일이다. 고소동 ‘천사벽화 골목길’이 여수에서 딱 그런 곳이다. 산동네 골목길이 1004m에 이른다고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 예쁜 이름에 보답이라도 하듯 마을 전체 담장은 집집마다 예쁜 그림을 입었다. 엑스포, 바다, 지역풍경 등 구간마다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있으니 천천히 걸으며 여수를 이야기하기에도 좋다.

 낮에 봐도 매력적인 이 곳은 밤에 걸었을 때 그 운치가 배가 된다. 골목 구석구석을 밝히는 가로등 불빛, 그 빛에 비춰진 빛 바랜 벽화. 특히 뒤돌아 굽어보는 여수 밤 바다의 풍경은 연신 “좋다”는 말을 되뇌게 만든다. 저 멀리 보이는 돌산대교의 야경도 여행의 녹을 풀어주기엔 제격이다. 내려오는 길에는 여수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맛집 ‘삼학집’이 보이니, 그 곳에서 여수 명물인 서대회(서대를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음식)의 원조를 맛보는 것도 여수 여행의 흥을 돋울 것이다. 골목은 여수구항 해양공원 인근 편의점 골목에서 시작해 진남관까지 이어진다.

세계박람회 빅오쇼=지금 여수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그 중 열의 아홉은 여수 세계박람회를 염두 해두고 있을 것이다. ‘평생 단 한 번의 기회’라는 엑스포에서 절대 놓칠 수 없는, 놓쳐서는 안 되는 순간이 바로 ‘빅오쇼(Big-O)’이다. 빅오쇼 타임은 저녁 9시30분부터 약 20분간 진행된다. 한낮에 보기엔 조금 생경한 바다 위에 불쑥 떠 있는 원형 구조물의 진가가 비로소 밤이 돼야 드러나는 것이다. 빅오에서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해상분수를 배경으로 화려한 조명·레이저·워터스크린·화염 등을 내뿜는다. 20분간 올려다보는 시간 동안 고개가 아픈 줄 모를 정도다. 주최측에서는 ‘여심을 사로잡는 일등 공신’으로 빅오쇼를 꼽기도 했다.

 특히 주말엔 조금 서둘러서 행사장에 도착하는 것이 좋다. 빅오쇼 최고 명당인 해상무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선 7시에는 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적어도 한 시간 전에는 미리 도착해 자리를 맡아 둘 필요가 있다. 빅오쇼가 끝났다고 서둘러 짐을 챙겨 자리를 뜨진 말자. 가끔 사람이 정말 많은 주말 저녁이면 빅오쇼를 두 번 해주는 행운도 기다리고 있으니 말이다.

오픈크루즈=박람회장 2문 너머로 떠 있는 한 척의 커다란 크루즈선 역시 박람회장을 방문한 여성 관람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동안 한-일 노선으로 운항해오던 하모니크루즈에서 여수세계박람회를 기념해 클럽하모니호를 다음달 1일까지 오픈크루즈로 운항하는 것이다. 오픈크루즈는 여수세계박람회장 연안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1박 2일 일정으로, 엑스포를 찾는 관람객들을 위해 마련된 기획이다. 클럽하모니호는 383개의 객실로 약 1000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는 대형 크루즈선이다. 고급 레스토랑, 대형 극장, 야외 수영장 등을 포함하고 있어 크루즈에 대한 로망을 갖고 있는 여성들에게 낭만적인 하룻밤을 선물할 것이다. 이 배는 7월이면 부산에서 일본 나가사키, 미야지마, 타카치호 협곡, 겐로쿠엔, 서큐슈 등으로 떠나는 일정에 돌입하게 되니 여수 밤 바다에서 특별한 숙박을 원하는 관람객이라면 서두를 필요가 있다.

<한다혜 기자 blushe@joongang.co.kr 사진="하모니크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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