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 암표 스캔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8면

세바스천 코
런던올림픽 위원장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사상 최악의 ‘암표 스캔들’에 휘말렸다.

 IOC는 17일(한국시간) 긴급 이사회를 열고 영국 신문 선데이타임스가 제기한 런던 올림픽 입장권 부정 판매 의혹을 논의했다. 이사회는 이른 시일 안에 윤리위원회를 구성한 뒤 위법 사실이 확인되면 ‘가장 강력한’ 제재를 내리기로 결의했다.

 선데이타임스는 17일자로 게재한 기사에서 “54개국에서 올림픽 티켓 업무를 대행하는 27개사가 입장권 불법 판매에 연루됐다”고 폭로했다. 이 신문 기자들은 ‘중동 지역 입장권 브로커’로 위장한 뒤 두 달 동안 여러 나라의 국가올림픽위원회(NOC) 및 공식판매대행사(ATR)와 접촉했다. NOC는 IOC로부터 배당받은 입장권을 직접, 또는 ATR을 통해 자국 내에서만 규정된 가격에 판매할 수 있다.

 보도에 따르면 스피로스 카프랄로스 그리스 NOC 위원장은 “세바스천 코 런던올림픽조직위원장과의 친분으로 고급 입장권을 추가 배당받았다”고 털어놨다. 올림픽 수영선수 출신으로 이스라엘 티켓 업체 사장인 요아프 브루크는 입장권 525장을 6만6000파운드(약 1억1992만원)에 팔려고 했다. 이 외에 중국·세르비아·리투아니아·키프로스·태국·사우디아라비아·폴란드·인도네시아 등지의 업체들도 암표 판매를 시도했다. 암표 가격은 정가의 최고 10배에 달했다.

 실명이 거론된 당사자들은 자국 언론 인터뷰에서 혐의 내용을 부인했다. 그러나 IOC가 그동안 대행사들에 대한 사후 관리에 소홀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올림픽이 끝난 뒤 IOC나 NOC 차원에서 입장권 판매 대행사에 대한 감사는 지금까지 없었다”고 밝혔다. 한국의 경우 대한체육회 공식대행업체인 세방여행이 런던 올림픽 입장권 2800여 장을 배당받았다. 세방여행 측은 “우리는 선데이타임스 기자로부터 취재 요청을 받거나 비공식적인 입장권 판매 제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혀왔다.

최민규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