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 바이러스 제조 5년 내 가능

중앙일보

입력

앞으로 5년 이내에 인공 바이러스를 제조하는것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영국 BBC 방송이 21일 보도했다.

미 노스캐롤라이나대 및 게놈연구소의 클라이드 허치슨 교수는 미국과학진흥협회(AAAS) 연례회의에서 "인공 바이러스 개발은 결코 쉽지 않고 누구도 성공하지 못했지만 이를 하려는 과학자들이 있으며 5년 이내에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합성 미생물은 유전자 조작을 통해 새로운 종류의 식물이나 동물을 만들거나 인간의 질병을 치료하는데 활용될 수 있지만 이 기술이 잘못 사용되면 인류가 전혀 대처할 수 없는 생물무기 개발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회의에 참석한 과학계 인사들은 인공 바이러스를 둘러싼 문제들을과대평가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생물무기에 대한 책을 저술하기도 했던 버지니아대 조너선 모레노 박사는 "인공바이러스는 우려할 만한 것이기는 하지만 문제는 우리가 이미 자연계에 존재하는 것보다 더 나쁜 것을 만들 수 있느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연계에는 이미 충분히 치명적이 것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이 기술을더욱 나쁜 생물무기를 만드는데 이용할 것이라고 우려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허치슨 교수팀은 현재 생명체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최소의 유전자 수를 밝혀내기 위한 연구인 일명 `최소 게놈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연구팀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작은 박테리아 정도의 인공 생명체를 창조하는데필요한 지식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런 생명체는 기본적인 화학물질을 이용해 제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인공생명체의 유전자를 조작하면 유용한 의약 성분을 만들거나 유출된 독성물질을 분해하도록 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허치슨 교수는 이 회의에서 "생명의 기본분자인 DNA와 사촌격인 RNA 같은 긴 핵산 조각을 합성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인공 생명체는 아직 공상과학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유전자가 어떤 일을 수행하도록 하려면 유전자 정보를 해석해서 메신저 RNA에전달하고 이를 단백질로 만들도록 하는 인자가 있어야 하는데 현재 이는 살아있는세포 안에서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바이러스는 살아있는 숙주세포에 의지해 자신을 복제하기 때문에 대체로 독립된생명체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구조가 매우 간단하기 때문에 과학자들의 합성목표가되고 있다.

바이러스는 질병을 옮기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질병 유발 인자가 제거된변형 바이러스는 유용한 유전자를 환자의 장기까지 수송하는데 이용될 수 있어 미래의 유전자 치료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과학자들이 인간이 조작하기 쉬운 인공 바이러스 제조를 연구하는 것도 바로 유전자 치료 등에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이 기술이 `생물폭탄''이라고 할 수 있는 `슈퍼 병원체''를 만드는데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베일러대 대니얼 맥기 교수는 "어떤 기술의 위험성은 이 기술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가도록 하는 규제장치 뿐 아니라 그 기술의 이점을 비교해서 판단해야 한다"며"인공 바이러스는 파급효과가 매우 크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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