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밴드 '플라워' 멤버 바꾸고 4집 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3면

▶ 고유진(왼쪽)과 전인혁은 “서로 음악적 견해일치한다”고 말했다. 가장 좋아하는 곡으로는 ‘기억을 묻은 채로’를 공통적으로 꼽았다. 김성룡 기자

"오래 남는 밴드가 되기 위해 새 피를 수혈한 거예요."

록밴드 플라워가 전인혁(25.기타)을 수혈한 뒤 첫 정규 앨범을 냈다. 고유진(27).고성진(33).김우디(33) 세 명으로 구성됐던 플라워는 지난해 10월 연 '폭탄 선언 콘서트'에서 보컬 고유진을 제외한 멤버 전원 교체를 선언했다. 고성진.김우디는 이번 플라워 4집에서 프로듀서로 한걸음 물러났다. 고유진과 전인혁은 첫걸음을 막 뗀 아이처럼 들떠 보였다.

"이번 앨범엔 특히 애착이 가요. 수록곡의 반 정도를 우리가 만들었거든요."

플라워는 카운터테너 같은 목소리까지 자유자재로 내는 고유진의 보컬로 특히 눈길을 끈 그룹이다. 그러나 음악적인 중심은 플라워 대표곡을 작곡한 고성진.김우디가 쥐고 있었다. 플라워 2기가 출범하면서 중심이 고유진 쪽으로 옮겨 온 셈이다.

"차츰 자작곡 비중을 늘리고 한두 곡만 전 멤버에게 부탁하는 식으로 갈 계획이에요. 제가 음악적으로 성숙하는 게 과제죠."

이번 앨범에서 고유진의 보컬은 카멜레온처럼 색깔을 바꾼다. 곡마다 발성을 다르게 한 것이다. 특히 타이틀곡인 두 번째 트랙 '여기까지인가요'에서 3번 트랙 '흔한 사랑이 될까봐 두려워서…'로 넘어갈 때는 탁 튀는 느낌이 든다. 전형적인 플라워 표 록발라드 '기억을 묻은 채로'에서는 이전 색깔을 그대로 읽을 수 있다.

"제 목소리에 대한 개인적인 실험을 해보려고 다양한 톤으로 불렀어요. 대중의 취향을 읽어보고도 싶었고요."

기타리스트로 영입된 전인혁은 야다에서는 보컬을 맡았었다. 그는 "이제야 제 길을 찾았다"고 말했다. 어릴 때부터 기타리스트가 되고 싶었다는 것이다. 비록 야다 팬들은 그의 목소리를 아쉬워하지만.

"플라워만의 독특한 음악적 색깔을 기타로 표현하고 싶은 게 제 목표예요. 노래를 부르지 않아 아쉬운 건 없어요. 코러스를 한다거나 공연장에서 사운드를 채워주는 데 도움이 되는 걸로 충분하거든요."

플라워는 공연을 자주 하는 그룹이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공연 계획이 잡혀 있다. 6월 4.5일 서울 양재교육문화회관에서 4집 발매 콘서트를 연 뒤 지방 투어를 돌 예정이다.

"새 앨범에 수록된 곡을 많이 선보여야죠. 공연 때마다 하던 퀸 메들리는 가급적 빼고 싶어요. 관객들은 좋아하지만 이젠 우리가 지겨워서 바꿔 보려고요. 공연장의 열기를 더할 곡을 찾을게요."

이경희 기자 <dungle@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 <xdrago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