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 캠퍼스] 대학별 입시, 입학처장에게 듣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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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 김윤배 교수 … 일반학생 전형, 논술로 내신 2~3등급 차이 뒤집을 수 있어

성균관대 김윤배 입학처장은 "수시 2차 일반학생 전형은 지난해 6등급 학생이 합격했을 정도로 논술 영향력이 절대적이다"고 말했다. [김경록 기자]

성균관대는 학교생활우수자·리더십·자기추천자 등 입학사정관 전형을 통합한 ‘성균인재 전형’을 신설, 748명을 뽑는다. 그 중 457명은 수능 최저학력기준 없이 서류만으로 우선선발하며, 일반선발에서는 비교과활동 비중을 강화했다. 김윤배(51·물리학과 교수) 입학처장은 “올해는 특별한 ‘스펙’이 없더라도 충실한 고교생활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쌓은 학생들이라면 지원해 보라”고 말했다. 수시 2차 일반학생 전형에선 우선선발 비중을 70%로 늘렸다.

-성균인재 전형 신설이 수시 지원횟수 제한과 관계가 있나.

“전형을 통폐합해 합격가능성을 높일 수 있도록 했다. 계열 모집을 유지한 것도 같은 이유다. 전형·모집단위별 모집인원이 적으면 경쟁률에 따라 합격가능성이 요동치지 않겠나.”

-입학사정관 전형에서 면접을 실시하지 않는다.

“성균인재 전형에서 스포츠과학대 모집단위와 글로벌 전형을 제외하곤 면접을 전면폐지했다. 사정과정에서 수험생에 대한 궁금증이 있으면 추천교사에게 확인할 예정이다.”

-성균인재 전형에서 학생부 교과의 비중은.

“서류로는 학생부와 자기소개서, 추천서만 내면 된다. 우선선발은 자기소개서에서 학생이 집중부각시킨 내용을 토대로 학생부와 추천서를 통해 관련 활동에 두각을 보였는지를 주로 평가한다. 학생부 교과의 경우 전반적인 교과에서 우수한 성적을 가진 학생이 유리하다. 지난해 학교생활우수자 전형 합격생들의 주요과목 내신성적은 1등급대 초반이었다.”

-특기자 전형은 특목고생을 위한 전형인 것 같다.

“입학사정관 전형이 아니다. 인문계는 교내외 수상실적과 공인어학성적을, 자연계는 수학·과학 영재성이 있는지를 본다. 아무래도 특목고 합격생 비율이 높다. 지난해 인문계 합격생들의 65%가 외국어고·국제고 출신이었으며, 자연계의 경우 92%가 과학고·영재학교 출신이었다. 특히 자연계 수험생들이 치르는 사고력평가는 난이도가 높다.”

-글로벌리더 전형을 신설한 이유는.

“해외 우수인재를 포섭하기 위해서다. 해외 소재 고교 졸업(예정)생을 대상으로 재학중 쌓은 모든 활동기록을 그대로 제출하면 성균관대가 정한 기준에 따라 평가를 한다. 영국 소재 고교에 다녔다면 IB디플로마 성적을 가져오면 된다. 굳이 미국 수학능력시험(SAT)을 따로 치르지 않아도 된다. 2단계 면접에선 제출서류에 대한 내용을 주로 묻는다.”

-수시 2차 일반학생 전형에서 우선선발 비율을 높였다.

“논술고사 성적이 좋은 학생들이 대학 학점도 높더라. 사실 일반학생 전형에선 내신 영향력이 미미하다. 우선선발의 경우 6등급대도 합격한다. 일반선발 합격생들의 평균내신은 2.2~2.3등급 정도인데, 지난해 4등급 후반대의 학생도 내신의 불리함을 논술로 뒤집었다. 내신 2~3등급 차이는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

-일반학생 전형의 실질경쟁률은 얼마나 되나.

“2011학년도 입시를 예로 들자. 명목경쟁률이 54대 1이었는데, 논술 미응시자를 제외하고 일반선발 경쟁률은 인문계 22대1, 자연계 9대 1이었다. 하지만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실질경쟁률은 인문계와 자연계 각각 7대 1과 3대 1에 불과했다.”

-지난해 ‘쉬운 수능’의 영향으로 정시판도에 변화가 있었다고 들었다.

“상위권 학과 합격성적이 하락했다. 최종등록자를 기준으로 2011학년도 수능 누적백분위 0.6~0.7%였던 가군 글로벌경제학과의 성적이 지난해엔 1.2~1.3%로 떨어졌다. 반면 인문과학계열(1.8%→1.5%)과 의상학과(2.5%→2%) 등의 합격선은 올랐다. 자연계의 경우 모든 모집단위의 합격선이 올랐다.”

한양대 오차환 교수 … 브레인한양 전형, 수능 성적 우수자 뽑는 것이 목적

한양대 오차환 입학처장은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총족시키지 못해 최종불합격하는 학생 비율이 50%를 넘는다"고 강조했다. [김경록 기자]

한양대는 입학사정관 전형 모집인원을 늘렸다. 수시 1차 브레인한양 전형 인문·사회계열 모집단위를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바꿔 서류와 학생부 비교과만으로 전형하며, 지난해 60명이던 미래인재 전형 선발인원을 115명으로 확대했다. 학업우수자 전형에서는 면접이 추가됐으며, 우선선발의 경우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 오차환(50·물리학과 교수) 입학처장은 ‘수시 지원횟수 6회 제한으로 학업우수자 전형의 내신합격선은 다소 낮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학업우수자 전형 합격생들의 내신성적대는.

“지난해의 경우 인문·상경계열 합격생들의 평균내신은 1.22등급, 자연계는 1.34등급이었다. 하지만 올해 수시 지원횟수가 제한되면 지원자수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합격선도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1.8등급 내외에서 합격선이 결정될 것 같다.”

-학업우수자 전형 2단계서 심층면접이 신설됐다.

“전공교수 1명과 사정관 1명이 참석해 수험생의 학생부와 자기소개서를 중심으로 질의·응답이 진행된다. 교과지식을 직접적으로 묻지는 않지만, 활동내역과 관련한 개념 정도는 물을 수 있다. 특정 실험을 해봤다고 하는 학생에게 그와 관련한 원리나 아이디어 탄생배경을 질문하는 식이다.”

-브레인한양 전형은 어떤 학생을 위한 전형인가.

“자기소개서와 학생부 비교과성적만으로 전형한다. 하지만 이 전형에서 가장 중요한 건 수능 최저학력기준이다. 명목경쟁률은 6~7대 1에 달하지만, 수능 최저학력기준만 통과하면 경쟁률이 1.2~1.5대 1로 내려간다. 비교과 활동이 조금만 있어도 합격할 수 있다. 수시에서 수능성적 우수자를 뽑기 위한 전형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재능우수자 전형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없다.

“공과대학과 국제학부가 대표적인 모집단위다. 공과대학의 경우 발명 관련 수상실적이 있는 학생을, 국제학부는 영어 잘 하는 학생을 뽑기 위한 전형이다. 공과대학에 합격하려면 많은 대회에 참가해 좋은 상을 받은 게 유리하다. 지난해 이 전형 합격생들의 평균내신은 4등급이었으며, 실적이 뛰어난 경우엔 6등급의 내신을 극복하고 합격했다.”

-이 전형 국제학부에서 영어에세이가 신설됐는데.

“공인영어성적만으로 1단계 전형을 실시했던 지난해의 경우 1단계(5배수) 합격생들의 iBT 커트라인이 117점, 텝스는 945점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변별력있는 영어에세이를 실시해 iBT 105점을 받아도 합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특정 주제를 주고 ‘영어로 기술하라’고 요구하며, 400~450단어를 사용하면 된다. 심츨면접은 시험 전 A4 3분의 1 분량의 제시문을 준 뒤 자신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7분의 시간이 주어진다. 실제 질의·응답시간은 7~10분이다.”

-수시 2차 일반우수자 전형에서 학생부 영향력이 얼마나 되나.

“논술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지난해 합격생들의 내신성적 평균은 인문·상경과 자연계 각각 3등급과 2.7등급이었으며, 커트라인은 인문·상경은 6.7등급, 자연계는 7.1등급이었다. 인문계 논술은 3~4개의 제시문을 주고, 제시문의 입장을 비교한 뒤 제 3의 제시문에 근거해 본인의 생각을 말하게 하는 문제가 출제되며, 상경계는 인문계 논술에 수리 나형 문제가 추가된다. 자연계는 수리 가형 범위내에서 2문제가 출제되는데, 답이 있는 문제다.”

-지난해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 최종불합격된 학생비율은.

“평균 57.1%가 수능 최저학력기준 때문에 탈락했다. 브레인한양 전형의 경우 그 비율이 88.9%에 달하며, 학업우수자와 일반우수자 전형은 각각 52.8%와 56.4%였다.”

최석호 기자
사진=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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