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감기약 기운에 무너진 최경주

중앙일보

입력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뷰익인비테이셔널(총상금 350만달러)에 출전한 최경주가 감기약 기운으로 4라운드를 망쳤다.

선두에 6타 뒤진 채 최종 4라운드에 나서 10위권 진입을 기대했던 최경주는 1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라호야 토레이파인스골프장 남코스(파72. 7천55야드)에서 1오버파 73타로 뒷걸음쳐 합계 7언더퍼 281타로 공동 48위에 머물렀다.

2라운드에서 7언더파 65타를 치며 단독 4위까지 치고 올라가 PGA 투어 진출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을 예고했던 최경주로서는 3라운드에 이어 4라운드마저 부진한 것은 못내 아쉬운 일.

최경주는 감기 기운이 있어 먹은 감기약이 양이 너무 많았던 탓인지 컨디션이 최악이었다고 말했다.

퍼팅할 때 머리가 몽롱하고 집중력이 떨어져 도무지 퍼팅 라인을 읽을 수가 없었다는 최경주는 2차례의 3퍼팅도 모두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심지어는 퍼팅을 위해 셋업 자세에 들어가면 귓속에서 '웅'하는 소리가 들리는 이명(耳鳴)현상까지 겪었다.

최경주는 8번홀(파3.171야드)에서 티샷을 1m에 붙여 회생하는 듯 했으나 9번홀(파5. 536야드)에서 벙커샷만 3차례 하는 천신만고 끝에 보기를 범했고 10번홀(파4.373야드) 그린 미스로 보기에 이어 11번홀(파3.207야드)에서 3퍼팅으로 1타를 더 까먹었다.

14번홀(파4.398야드)에서 2.5m 버디 퍼팅을 성공시켰지만 17번홀(파4.425야드)에서 또 3퍼팅을 저지른 최경주는 그나마 마지막홀(파5.498야드)에서 세컨드샷을 그린에 올려 2퍼팅으로 버디를 낚아 간신히 40위권을 지켰다.

그러나 올 시즌 들어 크게 향상된 기량을 보인 최경주는 "어떤 식으로 하면 정상급 선수가 되는지 알게 됐다"면서 "체력유지에 더욱 신경을 쓰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최경주는 그동안 살아온 플로리다 잭슨빌 생활을 정리하고 이날 텍사스 휴스턴으로 집을 옮겼다.

동남부에 치우쳐 있어 대회 출전 때 오가는 거리가 먼 플로리다보다 중남부에 위치한 휴스턴이 이동과 시차 적응에 유리하다고 판단한 때문이다.(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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