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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중인 우크라이나, 출전국들은 외면 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우크라이나가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2) 개막을 하루 앞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대회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아 시내 곳곳이 아직까지도 공사판이다. 출전국들도 대부분 공동개최국인 폴란드에 베이스캠프를 차리며 우크라이나를 외면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1991년 소련 해체로 독립한 신생 국가다. 대규모 스포츠대회 개최는 유로 2012가 처음이다. 우크라이나 축구 대표팀도 유로는 첫 출전이다. 대회 준비 과정에서도 초보 표시를 팍팍 내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교통이다. 키예프를 기점으로 경기장이 있는 다른 3개 도시를 오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왕복 평균 18시간이다. 90년대 구입한 열차라 낙후되고 속도가 느리다.

 우크라이나는 개막 3주를 앞둔 지난달 16일 한국의 현대로템과 부랴부랴 유지·보수 계약을 체결했다. 급한 대로 고속 열차 6대도 추가 공급을 받았지만 이마저도 기존 철로와 궤도가 잘 맞지 않아 24시간 내내 공사를 하고 있다. 또 거리 곳곳에는 영어 표지판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아 방문객들이 거리를 헤매고 있다. 키예프 공항에는 영어가 가능한 도우미 2명이 전부다.

 기반시설이 갖춰지지 않자 출전국들도 우크라이나를 외면하고 있다. 자국팀을 제외한 15개팀 중 13개팀이 폴란드에 베이스캠프를 차렸다. 프랑스와 스웨덴만 도네츠크와 키예프에서 훈련을 시작했다. 우크라이나에서 조별리그를 치러야 할 8개팀 중 5개팀이 폴란드로 떠난 셈이다. 대회 개막 후 우크라이나로 돌아오는 일정도 감수하겠다는 뜻이다.

폴란드는 지난해부터 지방 도시에 베이스캠프 시설을 갖추며 각국 대표팀 유치 작전을 펼쳤다. 손을 놓고 멍하게 바라만 보던 우크라이나와 비교되는 점이다.

  키예프(우크라이나)=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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