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T-2000 동기식 사업자 수익성 논란

중앙일보

입력

오는 3월 IMT-2000 동기식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동기식 사업의 수익성 문제가 또다시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안병엽 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 2일 "하나로통신이든 LG든 주도적 사업자가 생기면 정부가 적극 지원하겠다"고 발벗고 나섰지만 그동안 유일하게 동기식 컨소시엄을 위해 동분서주해온 하나로통신조차 1조1천500억원의 출연금을 내고는 사업성이 없다는 잠정 결론을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로통신은 특히 비동기 사업자로 선정된 SK텔레콤과 한국통신이 장비 국산화 등을 이유로 비동기식 IMT-2000 사업을 연기하는 대신 IS-95C와 같은 2.5세대 동기식 사업을 오는 3월부터 본격화할 예정이어서 같은 IS-95C로 경쟁을 해야하는 동기식 신규 사업자는 시장에서 외면당한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정부의 출연금 삭감 등 적극적 지원이 없으면 지난 97년 1천100억원의 출연금을 내고 1.8㎓ 대역 주파수 10㎒씩을 분배받은 한통프리텔과 한통엠닷컴은 물론 별도의 출연금없이 지난 94년 한국통신 자회사인 한국이동통신의 지분 23%를 인수했던 SK텔레콤과도 경쟁이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구나 SK텔레콤과 한통프리텔 등은 추풍령 이북지역의 기지국 900여개소에 대해 IS-95C 서비스를 위한 시스템 성능개선 작업을 거의 완료, 기지국당 2세대에선 음성기준으로 1개단위 사용주파수대역(FA)에서 844명의 가입자를 수용했으나 2.5세대에서는 음성 1천429명, 초고속 데이터 서비스인 HDR은 877명까지 수용이 가능하게 됐다.

동기식의 경우 2세대와 3세대 구분없이 1.25㎒를 FA(Frequency Allocation)로 설정하고 있어 15㎒ 대역을 보유하고 있는 SK텔레콤의 경우 총 12개의 FA가 나오며 이중 9개를 사용하고 3개는 잔여분으로 남겨놓고 있다.

따라서 기존 사업자들이 IS-95C 용도로 4개 FA씩을 사용할 경우 현재 음성기준으로 600만명 정도 수용할 수 있었으나 기지국 성능개선으로 최소 1천만명까지 가능해 추가로 400만명을 신규 가입자로 모집할 수 있다는 것이 하나로통신의 추산이다.

이것도 IMT-2000용 2㎓용 주파수는 전혀 사용하지 않고 기존 주파수만을 이용한 상태의 경쟁이며 여기에 초고속 멀티미디어 서비스 제공을 위한 HDR과 같은 데이터서비스까지 가능하게 되면 경쟁은 더욱 힘겨워진다는 지적이다.

이에 앞서 LG도 동기식 사업진출에 대한 내부 검토 결과 동기식 IMT-2000이 2.5세대인 ''IS-95C''와 기능 및 서비스에서 별다른 차이가 없는 데다 기존 이동전화 사업자와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어느 사업자가 동기식을 하더라도 고사(枯死)할 수 밖에 없다는 `동기식 사업 불가론''으로 결론냈다.

이에 따라 하나로통신은 이달 중순께 정보통신중소기업협회(PICCA), 여성경제인연합회, 장비업체 대표들로 구성된 `IMT-2000 추진협의회''가 발족하면 이같은 분석을 회원사에 설명하고 정통부에 출연금 삭감 등의 구체적 조치를 요구할 계획이다.

그러나 IMT-2000 출연금 1조1천5백억원은 이미 국가 수입으로 책정돼 세입.세출예산으로 지난 연말 국회에서 통과된 상태여서 이를 삭감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동기식 산업발전 차원에서 동기식 사업자의 탄생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정통부의 명분과 동기식 IMT-2000의 사업성을 우려하는 사업자의 이해가 어떻게 접점을 찾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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