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 3개사중 1개이상 분식회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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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기업 3개사중 1개사 이상이 분식회계를 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상장사는 5개 가운데 1개꼴로 분식회계를 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금융감독원은 지난 90년부터 지난해까지 11년간 기업들의 감사보고서에 대한 감리결과를 집계한 결과, 감리를 받은 총 1천544개사 가운데 35%인 540개사가 분식회계를 했다가 적발됐다.

감리대상은 무작위나 일정요건에 의해 대상을 선정하는 일반감리(상장사 대상) 와 기업공개시 이뤄지는 수시감리, 분식이 의심될 경우 실시되는 특별감리, 비상장사에 대해 회계사협회에 의뢰해 이뤄지는 위탁감리 등이 포함된 것이다.

상장사(일반감리)도 예외는 아니어서 이 기간 전체 감사대상 724개사중 22.7%에 달하는 165개사가 분식회계를 했다.

특히 외환위기로 인해 기업들이 큰 어려움을 겪었던 지난 98년의 경우는 분식회계가 집중적으로 이뤄져 전체 106개 기업에 대한 감리결과 무려 전체의 65.1%인 69개사가 적발됐다.

또한 상장사 가운데서도 전체 감리대상 50개사 가운데 34%에 해당하는 17개사가 적발되는 등 분식회계가 비일비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현상은 기업들이 경기침체기일수록 대출이나 증시를 통한 자금조달을 위해 실적을 실제보다 부풀리는 회계장부 조작이 많아지기 때문이라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 92년과 대우그룹 분식회계에 대한 집중적인 감리가 실시됐던 지난해를 제외하고는 공인회계사에 대한 고발조치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분식회계를 한 기업에 대한 수사기관 고발이나 통보도 92년과 96년, 97년 99년에 각 1명씩 이뤄졌을 뿐이며 지난해에만 대우그룹의 분식회계로 11명이 고발 또는 수사통보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분식회계는 지난 80년대부터 상당히 심각한 문제로 대두됐던 것이어서 해마다 100여개사를 대상으로 감리를 실시해 왔으나 근절되지 않아 지난해 대우감리를 실시하면서 정부차원에서 각종 대책을 마련했으며 현재 국회에 관련법이 계류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공인회계사의 경우 지금까지 고발조치가 거의 없었던 것은 이들 의 고의성 입증이 어려웠기 때문”이라며 “지난해 개선책이 마련된 만큼 앞으로는 분식회계가 점차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임상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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