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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책…질책 '6일간의 경제학습'

중앙일보

입력

중국은 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이번 방중을 '상하이(上海) 학습 여행' 으로 부른다.

그리고 결과는 '성공' 이라는 평가다. 크게 세가지 사항에 포인트를 맞추었다.

첫째는 상하이 학습. 18년 만에 상하이를 다시 찾은 金위원장의 입에선 "하늘과 땅이 뒤집히는 엄청난 변화(飜天覆地的 巨大變化)…' 라는 말이 흘러나왔다.

金위원장의 상하이 쇼크를 대변하는 말이다. 커다란 충격을 받은 金위원장은 "이번에(북한으로) 들어가면 젊은 피로 싹 바꾸겠다" 는 자책과 질책의 고함을 터뜨리기도 했다.

중국은 하늘을 찌를 듯 서 있는 동방명주(東方明珠.4백68m)TV타워로 金위원장을 안내해 金위원장의 상하이 학습 의지를 다시 고취시킨 뒤 제2단계 무언의 강의로 행보를 옮겼다.

쑨차오(孫橋)현대농업개발구 안내가 그것이다. 중국 개혁.개방의 불길이 농촌에서부터 타오른 때문이다.

중국 개혁.개방의 총설계사 덩샤오핑(鄧小平)은 집단농장 체제에서 농민을 해방시키는 것으로 중국의 개혁.개방을 시작했다.

중국의 북한문제 전문가들은 이 때문에 金위원장이 중국의 농촌 개발지구를 방문한 것을 자본주의의 핵심인 증권거래소와 첨단 정보산업(IT)단지를 방문한 것 이상으로 평가한다.

여기에 중국은 개혁.개방 초기에 절대적으로 필요했던 외자 유치와 관련한 3단계 행보를 위해 경제 총수 주룽지(朱鎔基)총리를 직접 상하이로 보내는 정성을 보였다.

朱총리가 金위원장을 안내한 곳은 제너럴 모터스(GM) 자동차 공장과 화훙(華虹)NEC 전자회사. GM은 중국이 미국과, NEC는 중국이 일본과 각각 협력해 만든 회사로 성공적인 합작 모델로 꼽힌다.

이같은 세가지 포인트에 북.중이 공감할 수 있었다는 게 바로 이번 金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성공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근거라는 것이다.

물론 金위원장은 장쩌민(江澤民)주석과의 회담에서 서울 방문을 앞둔 한반도 문제 논의, 미국의 공화당 정권 출범에 따른 공조, 江주석의 북한 방문 초청 등과 같은 결실을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의 북한문제 전문가들은 金위원장의 방중 포커스는 바로 상하이 학습이라고 한다. 그리고 金위원장을 '숙제를 가득 안고 돌아가는 고민이 많은 학생' 에 비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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