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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부부도 함께 준비할 수 있어 아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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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은 부인 혼자 하는 일이 아니다. 준비에서부터 분만, 아기 관리까지 남편 역할도 중요하다. 남편이 옆에서 도와줄 때 부인은 출산에 대한 두려움을 잊는다. 그러나 맞벌이 부부가 출산을 준비하는 건 쉽지 않다. 대부분 평일 낮에 열리는 출산준비교실에 함께 참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들의 고충을 해결해주기 위해 서초구보건소가 야간 출산준비교실을 열었다.

지난 16일 ‘야간 출산준비교실’에 참가한 부부들이 강사 설명을 들으며 순산을 돕는 라마즈 체조를 하고 있다. 이 수업은 서초구보건소 3층 보건교육실에서 셋째 주 수요일 오후 7시에 열린다.

“서로 마주보세요.” “라마즈 호흡법을 연습해 볼게요.”

지난 16일 오후 7시 서초구보건소 3층 보건교육실. ‘스마트 부부 야간 출산준비교실’에 참가한 부부 10여 쌍이 강사의 말에 따라 서로 마주보고 앉았다. 한 쌍씩 다리를 쭉 벌려 다이아몬드형을 만들고 오른손을 맞잡았다. 자세가 어색한지 멋쩍은 웃음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자, 허리를 곱게 펴고 숨을 코로 3초간 들이켜세요. 다음, 왼손으로 오른발 끝을 잡으러 내려가면서 천천히 내쉬세요.” 강사 시범을 유심히 보던 부부들은 호흡 하나에도 신경 쓰며 따라 했다.

수업을 함께 듣던 권오빈(32)·정선재(28)씨 부부의 입가엔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쉬는 시간에 남편 권씨가 부인 배를 쓰다듬고 귀를 대기도 했다. 부부가 함께하는 실습 시간에 권씨가 해주는 마사지를 받은 부인은 남편을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보냈다. 이들은 종합병원 의사로 일하고 있다. 권씨는 “예전에 배웠던 내용이지만 아버지가 되는 입장에서 들으니 실질적으로 와 닿는다”고 말했다. 정씨는 “남편과 함께 들으니 마음이 더 편하다”고 밝혔다.

권씨 부부 못지 않게 수업 내내 애틋한 모습을 보인 커플이 또 있었다. 김경원(31)·이진주(31)씨다. 이들도 직장을 다닌다. 이씨는 “남편과 같이 오니 심리적으로 안정된다. 뿐만 아니라 교육 중 놓치는 부분을 서로 챙겨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수업을 진행한 조영미(43) 국제라마즈출산교육강사는 “요즘 부부·가족 분만이 증가하는 추세다. 이런 교육을 받지 않은 부부는 출산이 임박했을 때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분만할 때 남편의 역할이 중요하다. 남편의 정서적 격려가 아내에게는 큰 힘이 된다. 마사지·호흡법·체조 등을 부부가 함께 배워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서초구보건소는 지난해 야간 출산준비교실을 열었다. 맞벌이 부부를 위해서다. 4, 5, 6, 7, 9, 10월 셋째 주 수요일 오후 7시부터 2시간 동안 연다. 평일과 토요일 낮에 운영해 온 출산교실은 계속한다. 야간 출산준비교실은 평일 출산교실 4회 완성 과정을 요약해 2회로 만들었다. 홀수 달엔 라마즈 분만법, 짝수 달엔 모유수유 관련 내용을 들을 수 있다. 장소 문제로 강의마다 25쌍까지 참가할 수 있다.

야간 출산준비교실의 수업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초구보건소가 지난해 수업을 들은 83쌍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교육 후 도움 여부’를 묻는 질문에 ‘아주 많은 도움이 됐다’는 응답이 58.5%, ‘많은 도움이 됐다’는 답변이 36.9%로 집계돼 참가자 95.4%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프로그램 교육 만족도 질문에도 84.6%가 ‘매우 좋다’고 응답했다.

서초구보건소 김형숙(50) 모자보건팀장은 “많은 부부가 첫 출산을 앞두고 갖는 막연한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 출산교실을 마련했다”며 “출산 과정에서 남편 역할도 중요하기 때문에 부부가 함께 들을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출산교실을 꾸준히 진행할 예정이며 난임부부를 위한 임신준비교실도 지난주부터 열고 있다”고 밝혔다.  

글=조한대 기자 ,
사진=황정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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