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의 지식 축제… TED 큐레이터 크리스 앤더슨, 한국인 강연자 뽑으러 서울 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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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TED의 목표는 ‘퍼뜨릴 가치가 있는 아이디어(ideas worth spreading)’다. 세계 곳곳에 그런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들이 많다. 그들을 찾고 있다.”

 22일 방한한 TED 콘퍼런스 큐레이터 크리스 앤더슨(55·사진)은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렇게 얘기했다.

TED는 매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지식 콘퍼런스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등 세계적 명사들이 18분간 혼신의 힘으로 명강의를 한다고 해 ‘18분의 마법’이라고 불린다.

하지만 내년에는 무대를 일반에 공개해 전체 강연자의 절반을 글로벌 오디션(World Wide Talent Search)으로 뽑을 예정이다. 23일 서울 오디션을 앞두고 한국을 찾은 앤더슨을 중구 필동의 리허설장에서 만났다.

2011년 TED를 진행하는 앤더슨.

 -각국을 돌며 오디션을 하고 있다.

 “21일까지 인도 벵갈루루에 있었다. 그 전에는 중국 상하이에 있었고. 서울 오디션이 끝나면 호주 시드니를 거쳐 일본 도쿄로 간다.”

 -강연자를 오디션으로 뽑는 이유는.

 “내년 주제가 ‘젊은이·현명한 사람·알려지지 않은 사람(The Young, The Wise, The Undiscovered)’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통찰력(insight)를 가진 사람을 찾고 있다.”

 -TED가 원하는 아이디어가 뭔가.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아이디어, 남과 다르게 세상을 보는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다. 반면 종교나 정치 얘기는 사절이다. (일반인이 이해하기 힘든) 너무 어려운 과학 얘기도 적절치 않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많은데.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했지만 세상은 모르는 것 투성이였다. 그래서 똑똑한 사람들을 초청해 얘기를 들었다. 그게 TED다. 내게 삶은 세계를 조금씩 더 이해해 가는 여정(journey)이다.”

그는 영국 옥스퍼드대 물리학과에 입학했다가 전공을 철학으로 바꿔 졸업했다.

 -최근에는 교육 사업에 열심이다.

 “새로운 아이디어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게 아이들이다. 문제는 그들이 배움에 굶주려 있다는 것이다. 학교 수업을 지겨워하는 아이들에게 뭔가를 배운다는 게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알려주고 싶다.”

 TED는 최근 교육용 애니메이션을 제작해 무료로 보급하기 시작했다.

 -사업가인가 교육가인가.

 “(웃음) 나는 정원사(gardener)다. TED는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움직인다. 난 그들을 통제하지 않는다. 그들이 자연스럽게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볼 뿐이다.”

글=김한별 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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