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왜 저 큰 나무에 검은색 쓰레기 비닐봉지가 걸려 있지?”
신세계그룹 구학서(66) 회장이 경기도 광주시 경안천을 지나다 일행에게 물었다. 구 회장은 “장마 때면 강변이 물에 잠기는 데 상류에서 밀려온 쓰레기 더미 중 일부가 나무에 걸려 있는 것 같다”는 설명을 들었다. 구 회장 일행은 광주시의 한 중증장애아동시설에 봉사활동을 다녀오던 길이었다. 5년 전인 2007년의 일이다.
구 회장은 곧바로 경안천 생태공원 조성사업에 착수했다. 경안천이 팔당호로 흘러들어 수도권 주민 2300만 명의 식수원으로 이용되는 만큼 수질 개선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였다. 경안천은 팔당호로 유입되는 수량의 1.6%에 불과하지만 오염도는 16%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심각했다. 신세계는 이후 5년간 50억원을 투입해 6만5000여㎡ 규모의 경안천 생태공원 조성사업을 완공했다. 23일 구 회장과 김문수 경기도지사, 이석우 남양주시장 등은 남양주시 다산실학박물관 인근에 조성된 실학생태동산에서 준공식을 했다.
신세계는 2007년부터 순차적으로 경안천 상류에는 금학천 인공습지(1만㎡)를 만들었다. 습지를 가득 채웠던 잡초를 걷어내고 수질 정화 능력이 뛰어난 연꽃과 창포, 부레옥잠 등을 심었다. 또 중류와 하류에는 각각 목현천 청석바위생태공원(1만㎡)과 경안천 습지생태공원(1만㎡)을 조성했다. 마지막으로 남양주시 실학박물관 근처에 생태 탐방을 할 수 있는 실학생태동산(3만5000만㎡)을 완공했다.
신세계 측은 “생태공원 조성사업이 마무리되면서 4급수였던 경안천 수질이 2급수로 개선됐다”며 “전에는 볼 수 없었던 납지리나 긴몰개 같은 물고기가 살 정도로 환경이 복원됐다”고 말했다. 경기도 측은 “경안천변 생태공원은 모든 시민이 자유롭게 즐길 수 있게 조성됐다. 수질 개선 효과는 물론 생태 탐방 같은 관광명소로 각광받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구 회장은 “팔당호 수질 개선과 신세계가 무슨 연관이 있느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환경 개선이야말로 우리 고객을 위한 일이고, 기업이 더 큰 차원의 사회공헌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