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硏 "상반기 명목환율 1천240∼1천315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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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시장에서 환율이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수출 및 자본유출입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대미환율은 올 상반기중 1천240∼1천315원 사이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17일 LG경제연구원은 실질환율 불균형분석법과 계량경제모형을 이용, 올해 적정환율을 추정해 본 결과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80년부터 한국의 환율변화를 분석해 본 결과 지난 95년부터 고평가상태가 지속돼 외환위기 직전인 지난 97년에는 10%가량 고평가돼 외환위기의 원인이 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외환위기 직후 다시 저평가상태로 들어갔던 원화는 경상수지흑자와 외국인투자유입이 급격히 확대됐던 지난 99년말을 고비로 다시 고평가상태에 돌입, 지난해 하반기부터 다시 대미환율이 상승하는 현상을 초래한 것으로 지적됐다.

연구원은 이론적으로 환율이 고평가상태로 균형을 이탈했을 때는 선물환시장 등을 통해 향후 환율이 상승하리라는 기대가 형성되기때문에 추후 통화가치의 하락과 같은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미국의 생산자물가가 지난해보다 1%가량 상승하고 한국의 소비자물가가 3%선의 상승률을 보인다는 가정하에 올 상반기중 월평균 15억달러선의 순자본수지흑자가 지속되고 교역조건이 2%가량 개선될 경우 환율은 최고 1천160원선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비해 교역조건의 변화가 없는 가운데 순자본유입이 월 10억달러선이 될 경우 환율은 1천240원선에서 결정되고 최악의 경우 교역조건이 2%가량 악화되고 순자본유입이 5억달러에 그치면 환율은 1천315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원은 최근들어 급격한 반도체가 하락이 진정되고 유가가 다시 20달러선으로 진입하는 것을 볼 때 급격한 교역조건악화는 멈춘 것으로 보이고 순자본수지 역시 지난해의 월평균 13억5천만달러보다는 줄겠지만 흑자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며 올 상반기환율은 1천240원∼1천315원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원은 한국의 균형실질환율은 순자본유입 및 교역조건악화에 매우 민감해 한국경제에 대한 외국의 시각이 비관적으로 변하거나 교역조건이 악화될 경우 급작스런 환율상승이 발생할 수 있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를 담당한 강성모 박사는 “최근의 환율급등은 경상수지흑자와 지속되는 자본유입에도 불구하고 일어난 현상으로 다소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며 “최근의 달러수요자는 실수요에 비해 미래사용에 대비한 가수요로 인해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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