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투신 3일전 마지막 육성 들어보니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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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육성이 공개됐다. 노무현재단은 21일 오전 팟캐스트 '노무현의 사람사는 세상'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육성을 전했다. 서거 3~4일 전인 2009년 5월19일 마지막 연구회의와 "여러분은 저를 버리셔야 한다"는 글을 홈페이지에 올렸던 4월 22일 연구회의 때의 육성이다. 노 전 대통령은 서거 직전까지 봉하에서 참모진과 '진보주의 연구모임'을 꾸려 진보주의 연구에 몰두했다. 마지막 회의는 연구 모임을 해산하는 자리로, 녹음 파일 속 노 전 대통령은 "연구가 잘 돼야 자네들하고 만나면서 그나마 이 작은 끈이라도 이어가지. 안 그러면 이 적막강산에 쓸쓸해서 무슨 낙이 있겠는가"라고 말한다. 검찰 수사가 진행되던 4월 22일, 노 전 대통령은 연구회의를 마치고 "홈페이지를 닫아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라는 글을 홈페이지에 올리며 지지자들에게 자신을 버리라고 말했다. 이후 4월 30일 노 전 대통령은 검찰에 출석했다. 노 전 대통령은 검찰 수사에 대한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 측이 정치 탄압이라고 주장했던 검찰의 수사가 최고조에 달했던 4월 회의에서 그는 "각을 세우고 싸우고 지지고 볶고 하는 곳에서 해방되는구나 하고 돌아왔는데…새로운 삶의 목표를 가지고 돌아왔는데…내가 돌아온 것은 여기(봉하)를 떠나기 전의 삶보다 더 고달픈 삶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또 "나는 봉화산 같은 존재야. 산맥이 없어. 봉화산은 큰 산맥으로 연결돼 있지 않은, 딱 홀로 서 있는 돌출된 산"이라고 했다. 5월 14일 회의에선 "정치가 싸울 수밖에 없지만 시민들이 싸움에 휘말리면 정치의 하위세력밖에 될 수 없어", "시민이 할 수 있는 것은 더 좋은 놈 선택하는 것이고. 덜 나쁜놈 선택 하는 것" 등의 발언이 나온다. 5월19일 마지막 회의에서는 참모들에게 "자네는 앞으로 먹고 살 길이 있는가"라며 앞날을 걱정하는 등 의미심장한 발언을 던진다. "제일 절박한 것이 밥그릇이 없어지는 것이거든"이라며 "조직의 전망이 없으면 개인의 전망도 없다"고 말한다. 그는 끝으로 "담배 하나 주게. 담배 한 대 주게"라고 속타는 심경을 표현하고 "이 정도 합시다(한숨). 하나씩 정리들 해나갑시다"는 말로 회의를 마무리 했다. 이것이 대중에게 공개된 생전 마지막 그의 목소리다. '노무현의 사람사는 세상' 팟캐스트는 '아이튠즈'에서 키워드 '노무현'으로 검색하거나 '노무현의 사람사는 세상'을 선택하면 21일 오전부터 들을 수 있다. '아이블러그'에 개설된 노무현재단 채널을 이용할 수도 있다. 김진희 기자 노무현 전 대통령 육성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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