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재연 조짐으로 수출전선 불안감

중앙일보

입력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결의를 앞두고 국제유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수출전선에 불안감이 돌고 있다.

14일 산업자원부와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2일 미국시장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유(WTI) 2월물 선물유가가 한달만에 배럴당 30달러를 돌파, 전반적으로 유가상승을 부추기면서 한국 수입 원유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두바이유도 배럴당 22.46달러에 마감했다.

두바이유는 9일 배럴당 21.54 달러를 나타낸 이후 10일 22.35, 11일 22.39, 12일 22.46달러를 기록, 거래일수 기준으로 나흘 연속 상승세를 탔다.

이달들어 12일까지 두바이유의 평균가격은 21.85달러를 나타냈다. 국제유가가 또 다시 상승하는 이유는 OPEC 회원국들이 사전 접촉을 통해 오는 17일 열릴 임시총회에서 최고 하루 200만 배럴을 감산하기로 잠정합의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OPEC가 하루 150만 배럴 감산할 경우 두바이유는 배럴당 24-25달러 선에서 안정될 전망이지만 200만 배럴을 감산할 경우 세계 석유시장은 공급부족 상황으로 돌아서 두바이유가 배럴당 26-27달러로 치솟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감산규모가 하루 200만 배럴에 이를 경우 산자부의 예측치(25달러)를 웃돌아 무역수지 방어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산자부에 따르면 원유가격이 1달러 오를 경우 수입이 9억달러 늘고 수출이 1억달러 감소, 전체적으로 무역수지가 10억달러 악화되며 석유값은 유종별로 1∼2%포인트, 소비자물가는 0.15∼0.17% 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산자부 관계자는 "현재 세계 원유시장의 공급과잉 규모는 하루 130만 배럴이어서 이번 OPEC 임시총회에서 결정될 감산규모는 150만 배럴 수준이 될 것"이라며 "시장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무역수지 흑자기조를 위협할 만큼 유가가 급등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