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맨체스터는 결국 넘을 수 없는 산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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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년 이후 프리미어 리그에서 최하성적 2위, 98-99 시즌 챔피언스 리그와 FA컵, 프리미어 리그, 도요타 컵까지 4연패 달성. 90년대 들어서 '불패 신화'를 창조하며 팀 역사상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성적표이다.

올 시즌에도 맨유의 강세는 일찌감치 예상되었지만, 독일 출신의 바벨과 하만, 밤비, 매컬리스터등 대폭의 전력보강에 성공한 리버풀과 전통의 라이벌 아스날, 유럽 리그 최고의 스트라이커 중 한명인 하셀바잉크의 영입에 성공한 첼시등이 지난 시즌에 비해 강력하게 저항할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결과는 마찬가지.

시즌 초반 주전 스트라이커 드와이트 요크와 앤디 콜의 부상이 겹치면서 위기를 맞이했던 맨유는 노장 셰링엄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쳐주면서 한 때 득점 1위를 질주하는등 분전을 거듭했고, 셰링엄마저 부상을 당하자 이번에는 노르웨이 출신의 '동안(童顔)의 암살자'솔샤르가 해결사로 등장하면서 팀의 선두질주를 이끌었다.

유럽 최고의 센터백 중 한명으로 평가받고 있는 네덜란드 출신의 스탐 또한 시즌 초반에 부상으로 공백을 남겼지만, 이번에는 브라운이라는 신예 선수가 혜성처럼 등장해서 철벽같은 수비벽을 구축했다.

이처럼 맨유는 '뭔가 안되려고 해도 되고야 마는 팀' 인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왕좌의 자리를 차지한 이유를 무조건 '운'으로만 돌린다면 그건 억지에 불과한 것. 역시 맨유가 최강으로 군림할 수 있었던 원동력을 찾자면, 세계 정상급의 미드필드 라인을 가장 먼저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신임하는 주장 로이 킨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공격력을 자랑하는 스콜스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에, 세계 최고의 윙 플레이어 중 한명인 긱스가 왼쪽, 크로스 패스의 귀재 데이비드 베컴이 오른쪽에 포진한 이 미드필드 라인은 국가대표팀을 통틀어도 찾기 힘든 황금의 라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16경기를 남겨놓은 시점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2위 아스날과의 승점차는 11점. 맨유의 막강한 전력과 어웨이 경기만 가면 힘을 못쓰는 아스날의 기복이 심한 모습등을 감안했을 때 올 시즌에도 사실상 맨유의 우승이 굳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맨유를 막을 팀은 아무도 없단 말인가? 하지만 분명히 영원한 강자는 없는 법이다. '붉은 악마의 불패 신화'가 언제 종지부를 찍게 될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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