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축구] 레알 마드리드가 강해진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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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9-00 시즌 초반에 리그 순위가 최하위권으로 곤두박질 치면서 혹평을 받았던 레알 마드리드. 몇몇 주전 선수들의 부상과 기대 이하의 플레이로 비난을 받았지만, 챔피언스 리그 우승으로 팬들에게 보답하며 '부활'을 예고했었다.

오프 시즌 동안 쌓여있는 빚더미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선수영입에 힘쓰며 전력 보강을 충실히 해왔던 결실을 맺은것일까? 레알 마드리드가 올 시즌 완벽하게 달라진 모습으로 최강의 자리를 고수하고 있어 축구팬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레알 마드리드가 지난 시즌과 달라진 점은 무엇일까?

① 두터워진 미드필드진의 선수층

지난 시즌 레알 마드리드가 고전을 면치 못했던 이유를 꼽으라면 허약한 중앙 수비진과 함께 미드필드 요원의 부족을 가장 먼저 거론할 수 있을 것이다.

시즌 중에 인터 밀란으로 이적해버린 셰도르프, 잦은 부상에 시달렸던 레돈도, 게다가 제레미, 맥마나만, 구티의 부상까지 겹치며 2부팀의 사라테, 아간소등의 선수를 1부팀으로 승격시키는 강수를 두기도 했었다.

그러나 올해의 유럽 선수 골든볼을 수상한 피구를 비롯해 마케레레,
무니티스, 솔라리, 셀라데스, 플라비우 콘세이샹등 최고 수준의 선수들을 대폭 영입하면서 그 어느팀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미드필드 라인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셰도르프의 이적으로 생긴 '미드필드의 중심점' 역할을 피구가 완벽하게 소화해내고 있다는 점, 이적생 마케레레의 뛰어난 활약등은 팀에게 매우 큰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② 유망주들의 급성장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팀의 중심'이라기 보다는 '가능성 있는 젊은 선수'로 분류되었던 몇몇 선수들의 급성장 또한 레알 마드리드의 전력 상승 요인 중 하나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98-99 시즌부터 모습을 드러내며 가능성을 보여주었던 구티와 99-00 시즌에 영입되어 팀에 유용하게 쓰이고 있는 엘 게라를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는데 이 중에서도 올 시즌에는 엘 게라의 활약이 더욱 돋보인다는 평가.

Euro 2000 스페인 대표팀을 발탁되어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치기도 했던 그는 올 시즌 들어 중앙 수비수, 수비형 미드필더로 번갈아 출장하며 매우 높은 득점력과 뛰어난 플레이로 델 보스케 감독의 마음을 흡족하게 하고 있다.

구티 또한 쟁쟁한 멤버들을 제치고 주전 자리를 꿰차며 앞으로 스페인 대표팀의 미드필드진을 이끌어 갈 차세대 스타로 완벽히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③ 안정감을 되찾은 중앙 수비진

지난 시즌 수준 이하의 수비력을 보였던 레알 마드리드의 중앙 수비진. 갈라타사라이와의 UEFA 슈퍼컵 경기까지만 해도 커다란 문제점으로 대두되었지만 최근에는 다시 안정감을 되찾아가며 레알 마드리드팬들을 안심시키고 있다.

이에로와 짝을 이룰 중앙 수비수로 얼마 전 AC 밀란으로 임대된 훌리오 세자르, 이반 캄포등이 번갈아 뛰었었지만 최근에는 카랑카가 그 자리를 꿰차며 안정감 있는 수비로 '확실한 주전'으로 도약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에로와 카랑카 중 한 선수만 부상을 당한다면 또다시 문제점을 드러낼 수 있기 때문에 레알 마드리드로써는 겨울의 짧은 휴식기 동안 대책을 마련해야 보다 안정감을 더할 수 있을 듯 하다.

리즈 유나이티드와의 챔피언스 리그 경기가 끝난 후, 리즈의 노장 켈리가 "차원이 다른 전력"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던 레알 마드리드.

비록 얼마 전 3부리그 팀 톨레도에게 일격을 당하며 스페니쉬 컵에서 탈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이룩했던 '트리플 크라운'의 위업에는 도전할 수 없다고 해도, 그들이 목표로 하고 있는 챔피언스 리그와 프리메라 리가 2연패를 달성할 수 있을지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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