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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나라’네덜란드, 여수엑스포 잘 어울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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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국토의 25%가 바다보다 낮은 네덜란드와 바다의 도시 여수, 둘이 너무 잘 통할 것 같지 않나요?”

 5일 앞으로 다가온 2012 여수세계박람회 네덜란드관 책임자 폴 정(40·사진)의 말이다. 네덜란드가 한국에서 뭘로 유명하냐고 묻자 줄줄이 말을 잇는다. “너무 많죠. 히딩크 감독, 이종격투기 K1의 본야스키, 오렌지 군단 축구팀, 빈센트 반고흐, 렘브란트, 토끼 캐릭터 ‘미피(miffy)’….”

 그는 교포 2세다. 사업가였던 그의 아버지는 단계별·토론식 학습을 내세운 네덜란드 교육제도에 끌려 1970년대 초 이민을 결정했다. 폴정은 현지 대학에서 예술과 영화를 전공했다. 원래 화가가 되려 했지만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를 보고 ‘이게 바로 종합예술’이라 생각해 영화로 길을 돌렸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영화제작사 운영에서 실패를 맛 본 그는 교사자격증을 땄다. 현재 네덜란드 경제농업혁신부 소속이자, 로테르담의 중학교 교감이다.

“예전부터 스토리텔링을 좋아했어요. 특히 사람들과 ‘더 좋은 삶’에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는데 잠재력 넘치는 아이들과 끊임없이 토론하고 대화하는 교사가 딱이었죠.”

 한국에 처음 온 건 2007년. 국내 첫 외국인 대학인 전남 광양 국제물류대학 책임자를 맡으면서다. 3년간 광양에 살면서 한국고전문학을 전공한 한국인 부인도 만났다. 그는 아내를 “겸손하고 지적이며 매력적”이라고 소개했다. 여수엑스포 네덜란드관의 테마인 ‘지속가능한 삼각주’를 그는 결혼에 빗대 설명했다.

 “네덜란드의 역사는 물과의 싸움입니다. 말하자면 결혼과도 같은 거죠. 수세기 동안 물을 극복하고 관리하고 활용하면서 때로는 사랑하고 미워하고….” 부족한 농지를 넓히기 위해 제방을 건설하고 바닷물의 범람을 막기 위해 진행한 ‘삼각주 프로젝트(1950~97)’가 대표적인예다. 네덜란드 전시관은 바닥에서 천정까지 거대한 디지털 지도를 펼쳐놓고 이 같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보여주는 형식으로 구성됐다. 그는 엑스포가 끝나면 한국에 둥지를 틀 계획이다. “한국과 네덜란드의 공통점은 ‘혁신’이에요. 둘 다국토는 작지만 끊임없이 지평선 저너머(Beyond the horizon)를 볼 줄아는 나라들이죠.”

글=이소아 기자, 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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