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저니 오브 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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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소리로 충만한 태초의 대폭발과 함께 생명은 시작된다.

우주의 먼지가 걷히고 어머니의 자궁과 같은 동굴 속에서는 태아가 생겨난다. 선사시대 동굴인의 모습을 한 고수(鼓手)들은 북을 치며 새로운 생명의 시작을 알리고 이 탄생의 기적을 축하하는 수중 발레가 펼쳐진다. 물은 모든 생명의 근원이며 심해(深海)는 생명이 출발하는 항구이다.

소년은 아름다운 숲(세상)에서 인생이라는 여행을 시작한다.

어린 시절은 거인국(巨人國)에서 보내는 환상의 시간이다. 바로 이곳에서 소년은 자신의 본능(광대)과 만나고 그들과 함께 길을 간다. 두 광대는 소년의 감정을 상징한다. 남자 광대는 적극적이며 모험을 좋아한다. 그에게 불가능이란 없다. 여자 광대는 사려깊고 조심스럽다. 그녀는 모든 일의 양면성을 존중한다. 그들은 서로의 다른 모습이다.

본능이 이끄는 대로 세상을 여행하면서 소년은 경이, 공포 그리고 용기를 경험한다.

숲을 지나던 소년에게 노랑새와 같은 모습의 번지점퍼들이 나무 위에서 내려온다. 갑자기 나타난 이 이상한 생명체들에게 공포를 느낀 소년은 뒤로 물러나 숨는다. 그러나 용기를 배운 소년은 그들에게 다가가고 그 아름다움에 매료된다. 번지점퍼들의 우아한 몸짓에 이끌린 소년은 팔을 내밀어 그들과 같은 자유로움을 느끼고 싶어 한다. 이것은 우리가 어린시절에 겪는 갈등을 의미한다. 어린시절이 끝나 갈 무렵 번지점퍼들은 소년의 팔을 잡아 당겨 순식간에 청년의 세계로 인도한다.

소년의 세계가 작은 숲이라면 청년의 세계는 거대한 광야이다.

어떤 방향을 선택하든 그의 앞길은 무한히 펼쳐져 있다. 청년은 큐브맨(Cube Man)에게 이끌린다. 그는 큐브를 자유자재로 돌리며 무한한 힘과 능력을 청년에게 보여준다. 청년은 큐브맨을 보면서 스스로 보다 강하고 보다 대담해지리라 다짐한다. 이제 청년은 새로운 자신감을 갖고 인생의 다음 단계로 나간다.

성인이 된 그가 발견한 것은 남자와 여자이다.

고풍스런 정원에서 석상(石像)은 생명을 갖는다. 엄청난 힘과 완벽한 균형을 보여 주는 이 장면에서 남녀의 사랑이란 서로 협동하고 조화하는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부(富)의 유혹은 사랑보다 강한 악마와 같은 힘으로 인간을 시험한다. 그리고 어리석은 인간은 부를 통해 모든 것을 소유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 힘을 이용해 사랑을 소유한다.

마침내 부를 획득한 인간은 인생의 공허함을 느낀다.

그 때 서커스 같은 화려한 공연이 펼쳐진다. 이를 통해 인간은 어른 속의 어린이를 발견하게 되고 젊은시절의 기억을 되살린다. 부(富)란 자신의 인생에 있어 큰 부분이 아니며 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는 사실도 깨닫는다.

여행의 종착지인 부란덴부르크 문은 인류의 미래에 대한 희망의 상징이다.

노인이 되어 버린 인간은 새로운 새벽을 예고하며 지금까지 쌓아온 자신의 지식을 다음 세대에게 넘겨 준다. 노인은 꿈과 믿음과 사랑이야말로 무한한 가능성을 여는 인생의 중요한 열쇠이며 인류의 목적지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진다.

*작품해설

저니 오브 맨(Journey of Man)은 2000년 9월 아이맥스 영화의 아카데미상이라고 불리는 GSTA MAC Awards의 최우수작품상, 최우수촬영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이 영화에서는 세계적인 공연단체인 씨르끄 뒤 솔레이으(Cirque du Soleil)가 극적 연출을 통한 화려한 공연으로 우리의 인생을 묘사하고 있으며 주인공은 자신의 인생만이 아닌 우리 모두의 이야기를 들려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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