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 다음주 환율 관심 집중

중앙일보

입력

외환시장에선 '주가 좌표' 가 없는 상태에서 홀로 움직이는 다음 주 환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는 외환시장 거래가 26일 증시납회 이후에도 3일이 지나 29일 마무리되는데 따른 것이다.

지난주 외환시장 환율은 1달러에 1천2백37원까지 급등, 지난해 3월8일 1천2백39원 이후 21개월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따라서 이번 주 환율전망의 핵심은 1천2백50원대까지 추가상승할 것인지 여부다.

시장 전문가들은 상승요인을 기업들의 달러보유심리, 미국 증시 불투명, 은행파업등 구조조정 난항 등으로 잡으면서 하락요인으로는 외환당국의 환율안정 의지, 연말 네고물량 공급 및 외국인 직접투자자금 등을 거론하고 있다.

◇ 달러수요만 몰린다 = 현재 환율은 달러수급 요인과 상관 없이 움직이고 있다.
모두들 달러는 움켜쥐고 필요한 달러는 하루라도 빨리 사려는 모습이다.
그러니 달러수요가 공급을 웃돌 수밖에 없다.

더 큰 변수는 정유사들의 달러에 가수요. 시중은행 한 딜러는 "환율이 1230원대를 넘어서자 거래업체마다 달러를 사려는 전화가 폭주했다" 고 말했다.

특히 지난 주엔 스왑거래 규모가 평소보다 급증, 환율 불안을 부추겼다.
연말 원화자금 사정 해소를 위해 달러를 팔아야 하는 기업들마저 현물로 달러를 팔면서 선물환으로 다시 사들이는 스왑을 많이 이용한 것이다.

◇ 환율상승 불가피할 듯 = 금융노조 파업으로 단기적인 불안요인은 커지고 있다.
미국증시가 지난 22일 큰 폭으로 반등했지만 기조의 변화라기보다 낙폭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게다가 엔화 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동남아 통화의 불안정성도 증폭되고 있다.
원화 약새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의미다.

변수는 당국의 대응이다.
외환 당국은 지난 21일 "단기간내의 급격한 원화절하는 바람직하지 않다" 며 개입 의사를 밝혔었다.
하지만 당국은 환율상승이 수출기업에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점을 의식하고 있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시중은행 한 딜러는 "현 추세를 인정한다면 일단 1천2백50원 돌파는 불가피할 것" 이라 말하면서도 "1천3백원선으로 추가상승은 다소 부담스러워 보인다" 고 밝혔다.

허의도 기자 <huhe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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