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3D와 구글 TV, 소니는 크리스털 LED TV로 반전 시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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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구본준(左), 히라이 가즈오(右)

저만치 앞서가는 삼성전자를 잡기 위해 경쟁 업체들도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에 전 세계에서 1587만 대의 TV를 팔았다. 점유율이 분기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인 26.2%에 달했다. 지난해 삼성의 점유율은 23.6%로 6년 연속 1위다. LG전자는 14.1%로 2위, 소니가 10.3%로 3위다. LG전자는 3D TV와 구글 TV로 반전을 노린다. 이 회사는 올 1분기에 4482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깜짝 실적을 거뒀다. 특히 TV를 포함하는 홈엔터테인먼트(HE) 부문에서 지난해 1분기의 두 배에 가까운 2171억원의 흑자를 냈다. 2010년 10월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구본준 부회장의 ‘독한 LG’ 전략이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구 부회장은 “연구개발(R&D)에서의 선택과 집중을 통해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비중을 높여 수익성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LG 관계자는 “지난해 구 부회장이 셔터글라스(SG) 방식의 3D TV 생산 중단이라는 결단을 내리고 FPR에 집중한 것이 올 들어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며 “올 7월 런던올림픽 3D 방송 중계가 이뤄지면 LG전자의 3D TV는 더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르면 이달 중에 세계 최초로 55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도 출시할 예정이다. 한편 LG전자는 이달 말 미국에서 선보이는 2세대 구글TV로 스마트TV 시장에서의 입지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올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 공개한 이 제품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앱 마켓인 구글 플레이에서 원하는 앱을 내려받아 설치할 수 있다.

 소니 역시 히라이 가즈오 신임 사장이 선두에 서서 TV 재건에 나섰다. 소니는 TV부문에서 지난 8년간 110억 달러(15조원)가 넘는 적자를 내며 실적 악화의 가장 큰 원인이 됐다. 반격을 위해 3D TV 분야에서 LG와 손을 잡았다. 삼성의 SG 방식만 고집하던 전략을 버리고 중국에서 FPR 방식의 제품을 처음으로 내놓았다. 점유율 회복을 위해 가격 경쟁력이 높은 FPR 방식을 받아들인 것이다. 이와 함께 신기술인 크리스털LED의 상용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과 LG가 선점하고 있는 OLED와는 달리 유기물질 대신 삼색 LED를 촘촘히 박아 빛을 내는 방식이다. 하지만 200만 화소급 풀HD TV를 만들기 위해서는 화면에 600만 개의 LED를 심어야 하기 때문에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파나소닉은 NHK와 함께 세계 최초로 8k TV를 내놓았다. 울트라HD 해상도(7860*4320픽셀)로 현재 풀HD(1920*1080)의 16배에 달하는 145인치 플라즈마(PDP) TV다. 당장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제품은 아니지만 파나소닉의 기술을 과시하는 의미가 있다. 액정(LCD) TV 분야에서 선두였다가 삼성에 밀린 샤프는 대만과 손을 잡았다.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조립해 애플에 납품하는 폭스콘, LCD 패널 제조업체인 치메이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혼하이에 지분 10%를 판 것. 1912년 출범한 샤프보다 60년 늦게 출발한 혼하이가 샤프의 최대 주주가 되는 수모를 감수하고도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결단을 내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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