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않고 부모에 얹혀사는 35~44세 '기생 중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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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결혼하지 않고 부모에게 얹혀사는 일본의 ‘기생(寄生·parasite) 중년’ ‘중년 캥거루족’이 300만 명에 가까운 것으로 조사됐다고 마이니치(每日)신문이 2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일본 총무성 통계연구소의 집계 결과 35~44세 남녀 중 결혼하지 않고 부모와 함께 사는 사람의 수가 2010년 말 295만 명으로 나타나 해당 연령대 전체 인구의 16.1%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여섯 명 중 한 명꼴이다. 1990년의 112만 명이나 2000년의 159만 명에 비해 절대적인 수와 해당 연령대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모두 크게 늘었다.

 90년대 일본에선 결혼하지 않고 부모에게 의존하는 20~30대 초반이 ‘기생 싱글’로 불리며 사회문제가 됐다. 마이니치는 “‘기생 싱글’의 대부분이 나이를 먹어 중년이 된 뒤에도 부모에게 의존하고 있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이들 ‘기생 중년’들의 실업률은 11.5%로 35~44세 전체 평균 실업률(4.8%)의 두 배가 넘었고, 비정규직 비율도 11.2%나 됐다.

 취직과 돈벌이가 어려워지다 보니 부모에게 의존하는 경향이 짙어졌다는 것이다.

 마이니치는 “사회가 부유하고 부모가 현역 세대였을 당시 ‘기생 싱글’은 우아한 존재였지만, 부모의 고령화와 고용 형태의 변화로 지금의 ‘기생 중년’은 빈곤의 위험을 상징하는 존재가 돼버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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