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사용 "이메일보다는 멀티미디어"

중앙일보

입력

우리나라 사람들은 e-메일을 얼마나 쓸까. 성인 사이트에 들르는 사람들은 전체 사용자의 얼마쯤 될까. 한 마디로 ‘다이내믹하다’고들 얘기하는 한국 인터넷 사용자들은 과연 사이버 공간에서 어떤 특성을 보이며 활동하고 있을까.

인터넷 마케팅 데이터 및 컨설팅 전문 회사인 넷밸류코리아가 최근 재미있는 인터넷 통계들을 발표했다. 국내 인터넷 사용자들의 특성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통계가 갖는 의미는 크다. 조사는 지난 10월 한 달간의 국내 인터넷 사용자 2천8백50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위의 그림들을 하나씩 짚어가며 한국 인터넷 시장의 특성을 한 번 살펴보자.

우선 한국의 인터넷 사용률은 아시아에서 싱가포르에 이어 두번째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한국 국민의 약 42%가 인터넷을 쓰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 사용의 대부분이 직장에서 업무용으로 사용돼 가정에서 인터넷을 쓰는 빈도(31%)는 선진국들에 비해 그리 높은 편이 아니다.

그래도 한국 인터넷 시장에는 뭔가 특별한 게 있다 -. 전체 인터넷 인구 중 80% 이상이 인터넷을 접한 지 2년이 채 못되는 이른바 뉴커머(newcomer)들. 그만큼 인터넷 인구가 급속도로 불고 있다는 뜻이며 앞으로의 시장 전망도 날로 밝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더구나 인터넷 사용자의 80% 이상이 인터넷 사용 빈도가 매우 잦은 이른바 ‘헤비유저’라는 점에서 한국 인터넷 시장의 폭발력을 더욱 실감케 한다.

또한 인터넷 사용자의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43%)이 24세 이하의 젊은이라는 점에서 패기가 압도하는 곳이 한국 시장이기도 하다. 여성의 인터넷 사용률 역시 다른 나라에 비해 뒤지지 않는 수준. 한국의 네티즌들은 지난 10월 한 달간 조사국들 중 가장 오랜 시간(16시간) 동안 인터넷을 붙잡고 있었고, 게다가 손가락이 부르트도록(?) 이곳 저곳 많은 사이트를 방문(85개 도메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가정에서의 인터넷 사용은 오디오·비디오 파일 부분이 가장 많아 어느 나라보다 멀티미디어를 사랑하는 ‘멀티미디어형 인간형’의 특성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e-메일은 별로 사용하지 않아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e-메일 이용 마케팅의 실효성에 의문부호가 제기되고 있다. 최근 우후죽순 난립하는 성인 사이트의 이용률은 3.8%에 불과해 우려와 달리 그다지 높지 않은 걸로 조사됐다.

또한 전자상거래 사이트 방문율이 63%로 선진국에 비해 아직 뒤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어도 전체 인터넷 인구의 70% 이상이 상거래 사이트에 들려야 전자상거래 시장이 본격적으로 만개(滿開)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정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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