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만에 경영복귀한 정몽헌 회장]

중앙일보

입력

정몽헌(MH)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이 7개월만에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직함은 현대건설 이사회 의장이지만 향후 현대그룹이 정 회장을 중심축으로 재편될 것이 확실한 만큼 사실상 그룹 총수로 컴백한 셈이다.

정 회장은 20일 서울 계동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기업의 소유와 경영을 분리해야 한다는 소신에는 변함이 없지만 국내 기업현실에서 전문경영인이 한계가 있는 점을 감안, 현대건설 이사회 회장으로 복귀했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지난 5월31일 정주영 전 명예회장의 '3부자 퇴진 선언' 직후 현대아산 이사직만 유지한 채 현대관련 공식 직책에서 물러났었다.

지난달 20일 현대건설 자구계획 발표당시 정 회장은 "경영복귀 여부는 현대건설 사외이사들과 논의해 결정하겠다"고 말해 `컴백'을 예고했었다.

정 회장은 그간 대북사업에만 신경을 쓰겠다며 개성공단과 금강산 종합개발을 위한 외자유치활동에 주력해왔으나 현대건설 유동성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현대의 실질적인 `오너'가 책임을 져야 되는 것 아니냐"는 여론에 밀려 모습을 드러낼수 밖에 없었다.

여기에 지난달 초 손병두 전경련 부회장은 "정몽헌 회장이 경영전면에 나서야 한다"며 경영복귀론을 제기한데 이어 같은 달 15일 현대건설 이사회도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MH 경영복귀 불가피론'을 폈다.

당시 시장에서는 김윤규 현대건설 사장, 김재수 구조조정위원장 등 현대의 기존 전문경영인만으로는 현대사태 해결이 어렵기때문에 전권을 가진 오너가 나서야 한다는 시각이 팽배했었다.

정부와 채권단도 현대의 실질적인 주인의 복귀를 은근히 요구, 정몽구(MK) 현대.기아차회장과 MH 갈등 해소의 징검다리를 놔주기도 했다.

MH도 이같은 분위기에 맞춰 지난달 2일 미국에서 돌아온 직후 정부와 채권단 관계자는 물론 현대건설 회생을 위해 정몽구 회장과도 만나 극적인 형제간 화해를 끌어내기도 했다.

현대 관계자는 "정몽헌 회장의 경영복귀는 한마디로 '책임경영'으로 요약된다"며 "'오너'로서 지휘봉을 잡고 유동성 불안을 조기에 해소하는 한편 시장의 신뢰회복에 주력하겠다는 의미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인교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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