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나, 손연재 동메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4면

손연재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18·세종고)가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생애 최고의 성적을 냈다. 손연재는 29일(한국시간) 러시아 펜자에서 열린 국제체조연맹(FIG) 리듬체조 월드컵시리즈 후프 종목 결선에서 28.050점으로 동메달을 따냈다. 월드컵시리즈에서 메달을 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 종목 결선에 오른 손연재는 곤봉과 리본, 볼에선 모두 6위를 차지했다. 특히 개인종합점수에서 112.200점(후프 27.900점, 볼 28.125점, 곤봉 27.675점, 리본 28.500점)으로 4위에 오른 것은 쾌거다. 점수도 순위도 모두 개인 최고 기록이다.

 개인종합에서의 순위 상승은 고무적이다. 올림픽에선 종목별로 메달을 주는 세계선수권대회나 월드컵시리즈와 달리 개인종합에서만 메달이 나온다. 한 종목을 특출하게 잘하는 것보다 네 종목을 고루 잘해야 한다. 손연재는 올 시즌 꾸준히 종목별 결선에 진출하며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개인종합에선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다. 올해 이탈리아 페사로 월드컵과 프랑스 티에 그랑프리에서 개인종합 11위를 기록했다. 런던올림픽 출전을 확정 지은 지난해 9월 프랑스 몽펠리에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이미 개인종합 11위에 올랐던 것을 감안하면 정체된 것과 다름없었다. 곤봉 등 특정 종목에서 실수가 반복되며 고른 점수를 받지 못했던 탓이다.

 이번 대회에선 실수가 사라졌다. 네 종목 모두 ‘클린’ 연기를 펼치며 종목당 27~28점대(30점 만점)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 28점대 진입은 세계 정상권으로 가는 신호탄이다. 카나예바·콘다코바(이상 러시아) 등 세계 최정상 선수들의 종목별 점수는 28~29점대에 형성돼 있다. 김지영 대한체조연맹 리듬체조 강화위원장은 “지난해에 비해 프로그램의 난도가 몇 단계나 높아졌다. 그동안은 숙련도를 높여 나가는 과정이어서 실수도 있었다”며 “그러나 실수가 없다면 심판들도 좋은 점수를 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또 “손연재가 연기가 끝난 뒤 ‘실수 없이 만족할 만한 프로그램을 했다’고 문자를 보내왔다”며 “스스로 자신감이 붙은 것도 호재”라고 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서혜정 국제심판 역시 “손연재의 연기에 다른 나라 심판들도 깜짝 놀랐다. 지금처럼만 해준다면 올림픽에서도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손애성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