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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선수권] 삼성생명 남매 정상 데이트

중앙일보

입력

국내 여자탁구의 쌍두마차 유지혜(25.삼성생명).김무교(24.대한항공)는 중학교 때부터 라이벌이었다.

오른손 셰이크 핸더인 유지혜의 주무기가 빠른 공격이라면 왼손잡이 김은 1m73㎝의 큰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파워 넘치는 공격이 돋보인다.

둘은 그동안 각종 국내대회 우승을 나눠가졌다. 지난 10여년간 국내 정상을 다퉈온 둘은 시드니 올림픽을 앞두고 '어색한 동거' 를 시작했다.

유의 스피드와 김의 파워를 적절히 섞으면 복식에서 중국.유럽 탁구와 해볼 만하다는 대표팀 코칭스태프의 판단이었다.

태릉선수촌에서 반 년이 넘게 함께 생활하며 스스럼없는 사이가 된 유와 김은 시드니 올림픽 탁구에서 유일한 동메달을 따냈다.

그러나 15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전국 남녀종합탁구선수권대회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둘은 잠시 접었던 라이벌 대결을 벌였다.

삼성생명과 대한항공의 에이스로서 첫번째 단식에 나선 유와 김은 "서로를 너무 잘 알아 부담이 된다" 며 긴장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김경하(대한항공)와 단식 8강전을 끝내자마자 단체전에 나선 유지혜는 올림픽 이후 제대로 훈련하지 못했으나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김의 강한 스매싱을 받아 넘겼다.

첫세트 13-13에서 유는 서비스 이후 3구째 드라이브에 완급을 주며 김의 타이밍을 뺏어 세트를 21-16으로 따냈다.

두번째 세트도 기세를 몰아 21-13으로 승리, 올해 첫 라이벌전에서 2-0으로 완승을 거뒀다. 유지혜는 경기가 끝난 뒤 김무교의 어깨를 두드리며 위로했고 김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

유는 단체전 복식에서도 시드니올림픽 대표 이은실과 새로운 파트너를 이루며 김무교-전혜경 조를 2-1로 꺾고 삼성생명의 대회 8연패를 이끌었다.

"주장으로 처음 출전하는 대회여서 어깨가 무거웠다" 는 유는 11일부터 계속된 여자 단.복식, 혼합복식, 단체전 등 16게임을 치르는 동안 생긴 근육통을 참아가며 라이벌전 승리와 팀 우승을 놓치지 않았다.

한편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는 삼성생명이 오상은의 활약에 힘입어 노장 김택수가 버티는 대우증권을 3-0으로 완파, 대회 4연패를 이어갔다.

◇ 남자단체전〓①삼성생명②대우증권③대광고.시온고
◇ 여자단체전〓①삼성생명②대한항공③한국마사회.현대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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