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대 교수 "北은하 3호 발사 실패 원인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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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근

13일 북한이 발사했던 은하 3호의 실패 원인은 로켓 2단이 완전 연소된 로켓 1단과 분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점화되면서 폭발했기 때문이라는 새로운 주장이 나왔다. 앞서 국방부는 1단 엔진의 결함으로 폭발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항공대 장영근 교수는 23일 이 같은 주장을 담은 ‘북한 은하 3호 로켓 및 광명성 3호 위성기술 분석’자료를 내놨다.

 북한의 은하 1~3호 발사와 관련, 민간 전문가가 상세한 내용이 담긴 분석자료를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자료에는 고도 500㎞ 궤도에 광명성 3호를 진입시키기 위한 로켓 제원과 정상 비행 때의 궤적, 광명성 3호의 기술 수준 등이 구체적으로 적혀 있다. 과학계에서는 “장 교수의 분석 내용이 추정이기는 하지만 각각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베일에 가려진 북한 로켓과 위성 실체에 접근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장 교수는 우선 은하 3호의 실패 원인을 로켓별 연소시간에 비춰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1단 엔진 결함으로 폭발했다는 국방부 발표와는 달리 폭발시점에는 이미 1단 연료가 완전 연소됐으며 2단 로켓과 분리됐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발사 뒤 135초 만에 폭발했다는 국방부 발표가 맞다는 전제하에서다.

 그러나 장 교수는 1단이 분리되지 않은 채 2단 로켓이 점화되면서 폭발한 것으로 추정했다. 1단 로켓 연소 종료시간이 발사 뒤 118초, 2단과의 분리시점은 120초, 2단 점화시점은 130초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이런 정황을 감안해 컴퓨터로 계산한 폭발 잔해 낙하 예상지점도 실제 잔해 추락지점과 일치했다. 당시 추락지점은 북한 동창리 발사장으로부터 약 400㎞ 떨어진 평택~군산 앞바다였다. 만약 1단이 정상적으로 분리됐다면 동창리 발사장에서 약 410~470㎞ 떨어진 변산반도 앞바다에 떨어져야 한다는 계산이 나왔다.

장 교수는 “1단의 무게 때문에 로켓이 멀리 날아가지 못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장 교수는 3단 로켓 각각의 연소시간과 추력을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장영근 교수=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로켓추진기관과 인공위성시스템을 연구했으며 교과부 산하의 과학재단 우주단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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