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경제성장률 5.3% 전망·올 성장률 9.3% 추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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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은 내년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국내외 수요 둔화로 인해 올해보다 낮은 5.3%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내년도 경상수지 흑자폭은 올해 100억달러의 절반을 밑도는 45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8일 이같은 내용의 2000년 및 2001년 경제전망을 발표했다.

먼저 경제성장은 내년에 국내외 수요둔화로 인해 국내총생산(GDP) 기준 성장률이 올해의 9.3%보다 크게 낮은 5.3%(전년동기대비 기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은 관계자는 '이런 전망치는 세계경제성장률이 큰 폭의 둔화세를 보이지 않고 국제유가도 내년 2.4분기부터 점차 하락하며 국내 기업.금융구조조정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는 전제아래 나온 것'이라며 '이런 전제가 따르지 않아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될 경우 경제성장률은 이보다 낮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올해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잠재성장률이 5∼6%로 추정되는 점에 비춰볼 때 기본적으로 경기상황이 악화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내수부진과 업종간.지역간 경기격차, 계층간 소득불균형 등으로 인해 경제주체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지표경기보다 나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내년중 민간소비는 구조조정에 따른 고용불안과 실질소득 증가세 둔화 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4.1% 늘어나는 데 그쳐 올해(7.3%)보다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와함께 설비투자는 소비 및 수출 둔화세와 기업구조조정 등의 영향으로 2.8%의 소폭 증가세를 보이고 건설투자는 올해의 마이너스 3.4%에서 3.5%의 성장세로 반전될 것으로 전망됐다.

수출 증가율은 세계교역 신장률 하락과 미국 등 주요 수출국의 성장세 둔화 등으로 올해(23.1%)의 절반수준인 11.9%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의 경우는 4.4분기 GDP 성장률이 3.4분기(9.2%)보다 낮은 6.5%를 기록할 것으로 보여 연간으로는 9.3%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한은 관계자는 '우리 경제는 올해들어 국내외 수요 호조에 힘입어 높은 성장세를 유지해왔다'면서 '그러나 최근들어서는 국내외 경제환경의 불확실성 증가 등으로 소비.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돼 수출의 신장세가 둔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경상수지도 흑자를 지속하겠지만 흑자폭은 계속 줄어들 것으로 보여 내년도 연간 흑자규모는 45억달러로 올해의 100억달러에 크게 못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통관기준으로 내년에는 수출이 8.1%, 수입은 12.2% 각각 증가하면서 상품수지가 125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에 근거하고 있다.

올해의 경우 수입증가율(35.1%)이 수출증가율(20.7%)을 웃돌았으나 절대규모에서 수출이 수입을 훨씬 넘어서면서 상품수지는 165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편 한은은 내년도 소비자물가는 올해의 2.3%보다 높은 3.7%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서울=연합뉴스) 전준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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