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본 하늘길 체증 풀릴듯

중앙일보

입력

[도쿄〓남윤호 특파원] 꽉 막혀 있는 서울~도쿄(東京)간 하늘 길에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국내선 전용인 도쿄 하네다(羽田)공항의 국제공항화를 반대해온 일본 지바(千葉)현은 심야~새벽 시간대에 국제 전세기편의 하네다 취항을 수용키로 하고 이를 6일 운수성에 통보했다.

그동안 지바현은 현내의 나리타(成田)국제공항이 위축되고, 하네다로 향하는 국제편의 소음 피해가 우려된다는 등의 이유로 하네다공항의 국제화에 반대해왔다.

그러나 나리타공항이 포화상태인데다 운수성으로부터 하네다 발착 국제편이 지바현 상공을 비행하지 않도록 한다는 약속을 받아냄에 따라 반대 의사를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1978년 나리타공항 개항 이후 '국제선〓나리타, 국내선〓하네다' 식으로 운용돼온 일본의 항공정책이 22년 만에 바뀌게 되는 셈이다.

운수성은 하네다공항에 밤11시~오전6시에 국제전세기편(차터)에 한해 취항을 허용할 방침이며 이를 오는 12일 서울서 열리는 한일 항공협상에서 한국측에 제의할 예정이다.

운수성은 특히 자가용 비지니스기만 인정하겠다는 종전 입장을 바꿔 불특정고객을 상대로 한 일반모객차터(ITC)도 허용할 계획이다. 시행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그러나 하네다공항의 경우 세관.검역 능력이 시간당 4백명에 불과한데다 발착시간이 승객에게 불편하게 돼있어 당장의 추가 증편 수는 하루에 B767(탑승인원 2백30~2백60명)2대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것도 수학여행이나 연예공연 등 특별한 단체고객 수요가 늘 있다는 전제에서다.

한국의 경우 항공사들은 전세기를 띄우기 45일 전에 건설교통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등 규제도 까다로와 이번 조치가 한일간 항공적체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한국정부는 한일간에 시차가 없다는 점을 들어 일본측에 하네다공항의 이용시간대를 앞뒤로 1~2시간 넓혀주고 정기편의 운항도 허용해주도록 요청키로 했다.

항공업계도 한 항공사가 안전사고로 운항회수 규제를 받고 있는 동안 다른 항공사가 운항회수를 늘릴 수 있도록 하는 등 건교부의 융통성있는 항공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김포~나리타 노선에는 대한항공이 주 28회, 아시아나항공이 주 5회 운항하며, 일본항공(JAL).유나이티드항공(UA)등 4개 외국항공사가 주 42회 운항중이다.

서울~도쿄간 승객 수는 지난해의 경우 2백43만명이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