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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수 성장으로 전환 … 경착륙 가능성 작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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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성균관대 주최로 열린 ‘2012 한·중 국제포럼’에 참가한 중국의 저명 학자가 ‘중국 경제와 아시아 경제 통합’ 등을 주제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장궈요우 교수, 김준영 총장, 위안즈강 원장, 차이훙빈 원장. [안성식 기자]

중국의 명문 대학인 베이징(北京)대와 푸단(復旦)대를 대표하는 경제학자가 한자리에 모였다. 차이훙빈(蔡洪濱) 베이징대 광화(光華)관리학원 원장과 위안즈강(袁志剛) 푸단대 경제학원 원장이 주인공이다. 18일 서울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12 한·중 국제포럼’(성균관대 주최)에 참가한 이들은 별도의 좌담회를 통해 “중국이 내수 위주로의 성장 패턴 전환을 통해 경착륙, 중진국 함정 등을 돌파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좌담회는 김준영 성균관대 총장 주재로 열렸으며, 장궈요우(張國有) 베이징대 광화관리학원 교수도 참여했다.

 김 총장=중국은 지난 2월 무역적자를 기록하는 등 세계 경제위기의 영향을 받는 모습이다. 성장률마저 둔화 조짐이 뚜렷한데, 올해 어떻게 전망하는가. 일각의 우려대로 경착륙에 빠지는 것은 아닌가.

 위안 원장=성장을 이끄는 3대 요소인 투자·소비·수출 중 수출에 문제가 생겼다. 제조업 생산도 둔화하고 있다. 그러나 소비가 버티고 있어 올해 8~8.5%의 성장률은 무난할 것으로 본다. 재정적자 비율이 여전히 낮고, 물가도 안정세로 돌아서고 있어 경기 부양 여지도 넓다. 서방 언론이 제기하고 있는 경착륙 우려는 과장됐다. 중국은 성장 패턴을 투자 의존형에서 내수시장 주도형으로 바꿔가고 있다. 연평균 15% 안팎 성장하는 소비시장의 힘을 과소평가하면 안 된다. 중국 정부는 또 제도 개혁을 통해 민간의 활력을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10%를 넘나드는 고속 성장은 힘들겠지만, 그렇다고 급격하게 둔화하지는 않을 것이다. 연착륙할 것이라는 얘기다.

 차이 원장=‘중진국 함정’ 역시 시장 개혁을 통해 돌파해야 할 문제다. 노동·자본 등의 투자 효율성을 높여 경제의 탄력성을 확보해야 한다. 분명한 것은 지금 중국 경제계가 ‘시장 개혁을 통한 성장 동력 확보’라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 역시 시장 자율을 넓히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 국유은행의 독점 타파, 인민폐(人民幣) 환율 하루 변동폭 확대(0.5%에서 1.0%로) 등 최근 정책은 이를 보여주는 사례다.

 김 총장=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논의가 본격 시작됐다. 성장과 복지라는 측면에서 FTA를 바라보고 싶다. FTA를 통해 질 좋은 제품을 싼 가격에 공급한다면 소비자의 복리를 높일 수 있고, 투자·교역 확대를 통한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다.

 위안 원장=자유무역이 복지를 증진한다는 데는 이론이 있을 수 없다. 특히 한국은 1990년대 말 터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산업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 녹색산업, 전기자동차, 환경 등 신산업 분야에서 중국과의 보완 여지가 크다. 최근 아태 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높이려는 미국의 움직임이 이 지역 경제 통합 움직임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장 교수=누가 아시아 지역 경제 통합을 주도할지는 분명하지 않다. 서로 함께 성장하면서 공동의 이익을 모색하는 게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다. 중국의 거대 시장과 인력 자원은 동아시아 경제 통합의 매개체가 될 것이다. 한·중 FTA가 통합의 기폭제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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