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아테네 올림픽 개최권 박탈 가능성

중앙일보

입력

2004년 올림픽 개최지인 그리스 아테네가 계속되는 내홍과 준비 부족으로 개최권 박탈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아테네의 위기는 지난 4월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IOC위원장의 경고로부터 시작됐다.

사마란치 위원장은 "올해 말까지 과감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정상 개최가 힘들 것" 이라고 경고했다.

그러자 아테네올림픽조직위원회(ATHOC)가 지난달 아테네를 방문한 IOC위원들에게 "주요 경기장 완공 시점을 당초 2004년 5월에서 1월로 4개월 앞당기겠다" 고 보고함으로써 위기론은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그리스 내부의 내홍은 계속됐다. 지난 6월 조직위 사무총장을 그만 둔 코스타스 리아스카스는 지난달 11일 건설부 장관의 부정 의혹을 담은 보고서를 대법원에 제출하고 "올림픽을 준비하는 정부의 태도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고 비난했다.

그런 직후 올림픽 총책인 테오도로스 판갈로스 문화부 장관이 해임됐고, 5일(한국시간)에는 페트로스 시나디노스 ATHOC 사무총장이 사임했다. 지난 6월 사무총장에 취임한 후 불과 5개월 만이다.

그리스 정부는 개인적인 이유라고 발표했으나 시나디노스 사무총장은 그동안 대회 준비를 지연시키는 관료들과 계속 마찰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의 시각도 부정적이다. 1996년부터 지난해까지 그리스 주재 영국대사를 지냈던 마이클 스미스는 최근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지를 통해 아테네가 올림픽을 치를 수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정부와 조직위의 갈등은 물론 주요 시설의 기간내 완공 역시 힘들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2004년까지 아테네에 40만대의 자동차가 더 늘어나 교통지옥이 될 것이며, 뜨겁고 건조한 8월에 치러지는 것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더구나 아테네 사람들은 8월이면 대부분 해변이나 섬으로 놀러가기 때문에 관중없는 대회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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