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가이드] 청각장애 교수의 희망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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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4면

미국 펜실베니아 블룸스버그 대학. 한국인 교수 이종민(38)씨가 강단에 서서 수화로 수업을 진행했다. 앞자리에 앉은 수화통역사는 바쁘게 종민씨의 손짓을 말로 옮겼다. 학생들은 활발히 질문을 했고 때로는 농담을 주고 받으며 강의실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어린 시절 종민씨는 병으로 청력을 잃었다. 어린 나이에 청각장애를 입게 되면 입 모양을 읽을 수 있는 구화가 어렵기 마련인데 종민씨는 수화 대신 구화를 익혔다. 어머니의 혹독한 가르침 덕분이다. 종민씨는 학창시절 교과서를 통째로 외울 만큼 지독하게 공부했고, 그 치열한 노력은 마침내 그를 대학 강단에 서게 했다. 그는 “어릴 때는 장애 때문에 많이 울었다. 그런데 미국에 와서 수화를 배우고 수화를 사용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다 보니 그 우울함이 사라졌다. 나와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니 내 자신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됐다”고 했다. 종민씨의 속 깊은 이야기는 EBS ‘희망풍경’에서 17일 밤 12시 5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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