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비지출 감소 우려

중앙일보

입력

미국 소비자들의 씀씀이가 크게 줄고 있다.

보석.모피류 등 고가 제품의 판매가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물론 개인용 컴퓨터 등 내놓기가 무섭게 팔리던 상품들도 먼지를 뒤집어쓴 채 창고에 처박혀 있다.

뉴욕타임스는 연말 대목을 앞두고 있는데도 개인부채 증가와 소득 감소로 소비 심리가 꽁꽁 얼어붙고 있다고 3일 전했다.

미 경제의 활력소로 장기 호황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소비 지출이 줄어들 경우 경기 둔화세와 맞물려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미 경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을 나타내는 소비자신뢰지수는 최근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다가 지난달에는 1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앞으로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일 것이라는 신호로 해석된다.

지난 10월에도 소비지출은 0.2% 증가하는 데 그쳐 전달 (0.7% 증가)에 비해 증가 폭이 뚝 떨어졌다.

미 소비자들은 그동안 경기 호황 속에서 임금 상승분은 물론 대출까지 받아가며 마구 써댔고 이에 따라 가계 부채도 증가했다.

그러나 지금은 경기 둔화로 소득이 줄고 있어 지갑을 쉽사리 열 수 없는 형편이다.

10월중 개인 소득은 0.2% 감소해 2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선 반면 부채는 20년 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특히 중산층 이하 계층은 고유가.금리인상 등으로 각종 비용이 상승해 가처분 소득이 크게 줄어들었고, 고소득층은 지난 봄부터 주가가 급락하는 바람에 큰 손실을 봤다.

소매업체인 홈디포의 킴 쉬렉켄고스트 부사장은 "이미 3분기부터 매출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 며 "앞으로 몇달 간은 소비 위축 현상이 두드러질 것 같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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