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초아 “골프로 이름 알렸으니 골프로 돌려 드려야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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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골프채 든 오초아 나비스코 챔피언십이 열린 미션힐스 골프장을 찾은 오초아가 아이들에게 플라스틱 클럽으로 스윙 시범을 보여주고 있다. [팜스프링스=이지연 기자]

“제 아이를 낳고 나니 아이들이 더 예뻐졌어요. 아이들에게 골프의 즐거움을 알려주고 싶어요.”

 지난 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 미션힐스골프장. 2010년 은퇴한 ‘골프 여제’ 로레나 오초아(31·멕시코)가 오랜만에 필드에 다시 섰다. 자신의 재단이 주최한 행사에 참가한 오초아는 이날 플라스틱 골프 클럽을 이용해 아이들과 골프를 즐기며 웃음꽃을 피웠다.

 오초아는 지난해 12월 아들 페드로를 낳은 뒤 공식 행사에 처음으로 나섰다. 특유의 유머에 유쾌한 웃음소리는 여전했지만 ‘엄마 미소’가 더해지며 한결 성숙한 모습이었다. 오초아를 만나 엄마로서의 삶과 향후 계획을 들었다.

 -아이를 낳은 뒤 변화는.

 “아들을 낳은 후 내 삶의 중심이 송두리째 바뀌었다. 엄마가 된다는 건 최고의 행복이자 기쁨인 것 같다. 처음엔 서툴렀지만 나도 이제 여느 엄마처럼 아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한다. 아이가 잘 울지 않고 밤에는 잘 자 크게 힘든 건 못 느끼겠다. 또 나처럼 여행을 좋아해 다행이다(웃음). 아이와 함께 6개국을 여행했는데 이번에도 데리고 왔다.”

 -골프 선수가 아닌 주부로서의 삶에 만족하는가.

 “가족과 함께 멕시코시티에서 평범한 삶을 살고 있다. 그동안 선수로서만 살다가 주부와 엄마가 되면서 더 다양한 사고와 시선을 갖게 됐다. 남편과 아이를 위해서라도 더 많이 생각하고 옳은 선택을 하려고 노력한다. 내 삶을 위한 시간을 가지고 가족과 함께 여유롭게 살게 돼 정말 행복하다.”

 -복귀하고 싶은 마음은 없는가.

 “사실 언제 복귀하느냐는 질문을 끊임없이 듣는다. 하지만 복귀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물론 플레이하고 우승했던 순간은 그립지만 끝없는 연습과 대회장으로 떠돌아 다녀야 했던 생활은 너무 힘들었다. 2년쯤 뒤 메이저 대회에 출전을 고려해 보고 있긴 한데 우승 목적은 아니다. 즐기기 위한 형태가 될 것이다.”

 -은퇴했지만 활동은 이어가겠다고 했는데.

 “필드는 떠났지만 필드 밖에서 골프와 관련된 활동을 이어가고 싶다. 로레나 오초아 골프재단은 그 꿈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다. 세계적인 불황으로 골프 인구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아이들은 골프의 미래다. 더 많은 어린이들이 골프를 부담 없이 받아들이고 즐기면 좋겠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첫 번째 클럽을 선물하고 골프를 가르쳐 주고 있다. 골프로 돈을 벌고 유명세를 얻었으니 그만큼 되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청야니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는데.

 “오랜만에 대회장에 오고 청야니를 비롯한 동료들을 다시 보니 반가웠다. 청야니가 ‘엄마가 된 걸 축하한다’고 말해줘 나도 ‘시즌 3승을 한 걸 축하한다’고 했다. 청야니는 현재 세계 랭킹 1위고 자신감이 넘친다. 하지만 모든 스포츠가 그렇듯 영원한 강자는 없기 때문에 더 인내심을 가지고 집중하라고 말해줬다.”

 -운동은 계속하고 있나.

 “임신 때문에 6개월간 골프 연습을 중단했지만 얼마 전 다시 클럽을 잡았다. 아직 출산 전 몸매로 되돌리지 못했는데 골프로 몸매 관리를 하고 있다(웃음). 4월 말 멕시코에서 스폰서를 위한 이벤트 대회에 출전하고, 9월에는 노르웨이에서 자선 대회에 나간다. 이벤트 대회를 통해 자주 얼굴을 보여드릴 생각이다.”

팜스프링스=이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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