롬니 ‘36년 절친’ 네타냐후 … 미 대선 레이스 변수 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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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공화당 대선후보인 밋 롬니(오른쪽)가 지난해 1월 이스라엘을 방문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왼쪽)와 환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 뉴욕 타임스]

미국 공화당의 대선 후보로 유력한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절친’이라고 뉴욕 타임스를 비롯한 미 언론들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둘의 인연은 36년 전인 1976년 시작됐다. 롬니와 네타냐후는 당시 보스턴컨설팅그룹의 16층 사무실에서 자문단의 일원으로 함께 일했다. 두 사람은 매주 열리는 회의에 참석해 서로 의견을 주고받았고, 친구 사이로 발전했다. 특히 네타냐후 총리는 롬니가 베인캐피털사의 최고경영자(CEO) 시절 회사 동료였던 플로이르 케이츠와 결혼까지 했다.

 그 이후에도 롬니가 매사추세츠 주지사 시절 주 정부의 규모를 축소하는 법을 마련하도록 네타냐후가 충고를 했다. 롬니는 네타냐후가 만나야 할 미국 관리를 소개했다.

 이런 각별한 인연은 롬니가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 뛰어든 이후에도 유지됐다. 경선과정에서 네타냐후는 롬니에게 전화를 걸어 이란 핵 문제에 대해 브리핑을 해주기도 했다. 롬니는 지난해 12월 대선 후보 TV 토론을 하던 중 뉴트 깅그리치의 팔레스타인 정책을 비판하며 “나라면 그런 공약을 하기 전에 내 친구 네타냐후에게 전화를 걸어 ‘이런 식으로 말을 해도 되겠느냐’고 물어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다 보니 이런 둘의 관계를 둘러싼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미국이 이란의 핵시설을 공격하거나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해야 할 때 두 사람의 관계가 미국의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란 핵 문제와 관련해 네타냐후는 미국 내 유대인 단체를 통해 오바마를 압박해왔다. 그런 만큼 롬니와 친한 네타냐후가 대선에서 유대인 단체 등을 동원해 롬니를 지원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다.

 반면 보수 성향의 블로거들은 “롬니가 네타냐후와 친하다는 건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내용”이라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지지하는 뉴욕 타임스가 갑자기 이를 부각하는 건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비판했다.

 롬니는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네타냐후와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가 잘 통하는 사이”라며 “성장 배경은 다르지만 문제를 분석하고 해법을 도출하는 방법이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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